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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막아선 그 택시기사, 살인죄 적용 가능할까

구급차 막아선 그 택시기사, 살인죄 적용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0.07.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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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책임질게'라고 한 택시기사…"미필적 고의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적용 검토해야"

숨진 환자의 아들이 지난 1일 유튜브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라는 제목의 영상.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와 사고가 난 택시기사가 차량 이동을 막아 응급 환자 이송이 지체돼 사망한 사건을 두고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3일 현재18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폐암환자인 청원인의 어머니가 통증이 심해 응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던 중 택시와 접촉사고가 있었다. 응급환자 이송 중임을 호소했으나 택시기사는 믿지 않고 별도로 119 구급차를 불러 환자를 옮길 것을 요구했다.

결국 택시기사 주장대로 119 구급차가 온 뒤 응급실로 이송했으니 몇 시간 뒤 환자는 사망했다.

일반적으로 구급차 운행을 방해한 유사 사건에선 업무방해죄 처벌이나 과태료 정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에 있어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택시기사가 '죽으면 책임질게'라고 얘기한 것을 보면 진료가 늦어져서 사망을 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과 용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경우라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도 "택시기사가 구급차를 막아선 것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며 "사망이라는 결과에 구급차를 막은 행위가 어느 정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문제되겠지만 행위자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에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최초로 인정한 바 있다.

형사사건 처리가 '살인죄'로 기소될 지는 경찰 수사와 이어지는 검찰의 기소 판단에 좌우되겠지만, 유가족 입장에선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도 있다. 이필우 변호사는 "택시기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상당액의 위자료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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