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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전원 "秋법무 지시는 위법" 철회 요청키로

검사장 전원 "秋법무 지시는 위법" 철회 요청키로

조선일보 양은경 기자 이민석 기자 이정구 기자

입력 2020.07.04 03:00

"윤석열 총장 사퇴 반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것과 관련,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들이 3일 추 장관에게 해당 지휘를 재고(再考)해달라고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청 여론을 듣기 위해 소집한 전국 고검장(6명), 수도권 검사장(9명), 지방 검사장(10명) 회의가 잇따라 열렸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뺀 전국의 모든 고검장·검사장이 대검에 집결했다. 19명이 참석한 두 차례 검사장 회의에서는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위법·부당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고 한다. 수도권 검사장 회의에서는 자신들의 명의로 추 장관에게 사실상 '지휘 철회'를 요청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검사장 회의에서는 1명이 조금 다른 의견을 냈지만 '장관 지휘 철회 요청'으로 결론이 나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사장들은 "이번 문제는 총장이 거취를 표명할 사안이 아니다. 직(職)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윤석열 총장은 3일 대검찰청 청사에서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를 열고 추미애 법무장관의 총장 지휘권 행사에 대한 대응안을 논의했다. 최근 윤 총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 /김지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르면 오는 6일 검찰청법상 이의제기권에 근거해 추 장관에게 '지휘 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검청사에서 열린 고검장, 수도권 검사장, 지방 검사장 회의에서는 추미애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윤 총장에게 이번 사건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고 한 부분에 대해 "임면(任免)권자인 대통령이 아닌 법무장관이 총장의 수사 권한을 '박탈'하는 건 총장의 직무 권한을 규정한 검찰청법 12조에 위배된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한 것을 우리가 OK 한다면 이런 일이 반복될 것" "역사에 오점을 남길 순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고 한다. "(채널A 기자의) 협박이냐 (이철 전 VIK 대표 측의) 공작이냐가 엇갈리는 가운데 '공작'으로 볼 수 있는 상황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수사팀은 그 부분에 대해 손을 안 대고 있다" "총장의 지휘가 공정하지 않다고 한다면 서울중앙지검장의 불공정도 심각하다" "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지휘를 받지 않는 중립적인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해 달라고 장관에게 건의하자"는 등의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고검장 "이성윤 심각한 언론 플레이"

이날 대검 청사에선 서울 동·남·북·서부지검 및 의정부·인천·수원지검 등 수도권 지검장과 고검 차장 등 9명이 참석한 수도권 검사장 회의가 오후 2시부터 열렸다. 이후 오후 4시 춘천·부산·울산지검 등 지방 지검장 10명이 참석하는 회의가 이어졌다. 윤 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수사청은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검 연락을 받고 참석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 두 개 회의에서 간단한 인사말만 하고 나왔다고 한다.

앞서 오전 10시부터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는 윤 총장과 구본선 대검 차장 외에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 고검장 6명이 참석했다. 여기서도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수사 지휘 철회 및 재고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지난달 30일) 윤 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을 달라고 '건의'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심각한 언론 플레이"라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회부·구성하는 과정에서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다른 참석자들은 "오히려 총장이 논란이 되는 사안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이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3개 회의는 총 9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검사장들의 이날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윤 총장은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추 장관 지시는 "위법 소지가 큰 지휘"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검 역시 '부당한 지시를 일방 수용할 순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했다. 검찰 일각에선 대검이 '중재안'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이 아닌 '제3의 특임검사'를 제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秋, '특임검사' 절충안 거부

이날도 검찰 내부에선 '특임팀장은 추 장관, 부팀장은 윤 총장이 선정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추 장관은 이날 고검장 회의가 진행되던 오전 11시쯤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장관의 지시에 반(反)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 추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하기 전에도 법무부와 대검 참모들 간에 '특임검사 안(案)'을 놓고 물밑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쪽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이성윤 지검장을 배제하되 수사팀은 그대로 두자'는 의견을 낸 반면, 대검 측은 '중립적인 특임검사를 임명해 특임검사가 알아서 수사팀을 구성하도록 하자'는 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추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해 조율이 깨졌다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그 배경에는 윤석열 사퇴를 주장해 온 여권 일각의 강력한 요구가 작용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페이스북에 "법무장관의 지휘를 수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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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4/20200704001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