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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팔달8구역 타워크레인 기사 고용…노총 간 첫 갈등

수원 팔달8구역 타워크레인 기사 고용…노총 간 첫 갈등

정민훈 기자 whitesk13@kyeonggi.com

송고시간 2020. 05. 06 21 : 08

6일 오전 수원 팔달8구역 재개발 공사현장 1게이트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와 한국노총 전국연합노조 경기본부 조합원들이 각각 타워크레인 기사 채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윤원규기자

수원 구도심 재개발 공사현장인 팔달8구역에서 양대노총이 일자리를 놓고 밥그릇 싸움(본보 4월23일자 6면)을 벌이는 가운데, 우려했던대로 타워크레인 노조원 고용 철회를 요구하는 ‘노-노’ 간 갈등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수수방관, 보다 적극적인 공권력 개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와 한국노총 전국노련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30여명은 6일 오전 9시께 팔달8구역 1번 게이트 앞에서 한국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지부 소속 기사의 고용 철회를 요구하는 연합집회를 열었다. 이들 노조가 건설업체에 타워크레인 6기에 대한 노조원 고용을 요구했으나 건설업체가 타워크레인 작업권을 민노와 한노 조종사노조, 한노 타워크레인 노조원에게 배분하겠다고 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 관계자는 “이곳 현장은 우리가 피, 땀 흘려 어렵게 일군 곳으로, 생존권을 걸고 집회를 열게 됐다”며 “공사현장에서 한노 타워크레인 노조원을 (타워크레인에) 태우겠다고 한 것에 한치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간 본격적인 일자리 다툼이 시작되자 이곳 건설업체들은 공기 지연 등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체들은 노조의 집회, 불법 행위 등에 따른 공사 중단을 막기 위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공권력이 원칙을 갖고 엄정하게 노-노 갈등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팔달8구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노조의 일자리 고용 문제를 업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양쪽의 의견을 듣고 절충안을 마련하곤 있지만, 악순환만 되풀이하고 있어 공권력의 적극적 개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빚어지는 노-노 갈등에 대해 경찰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 외려 양대노총 간 일자리 다툼을 부추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대노총 노조원 1천여명이 대치하며 맞불 집회를 벌인 성남 금광1동 재개발사업장 노조 충돌, 양주 옥정신도시ㆍ수원 곡반정동 아파트 건설현장 고용 문제 등 도내 건설현장에서 노-노 간 갈등은 되풀이됐지만, 경찰 등 공권력이 나서 문제해결에 나선 적은 없는 실정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노와 한노 간 일자리 다툼에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경찰이 양대노총의 행위를 관망만해서는 안된다. 법과 원칙에 기반한 개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팔달8구역의 노-노 간 갈등을 제지하거나 공사현장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법안에 따라 집회 신청을 받고 있는데, 집회를 못하게 할 근거도 없다”며 “이번 집회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돼 당초 300명의 집회 참여자를 50명으로 줄이고, 마스크 착용, 집회 간 거리두기 등을 지킬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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