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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TMI] <13> 같은 동네에 이름은 두개…법정동·행정동의 차이는

[부동산 TMI] <13> 같은 동네에 이름은 두개…법정동·행정동의 차이는

법정동, 법률로 정해진 고유의 동네이름

행정편의 위해 조정한 '행정동=주민센터'

박윤선 기자

2020-04-18 14:14:25

 


오늘의 부동산 TMI를 시작하기에 앞서 질문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집 주소, 다들 알고 계신가요. 그렇군요, 알고 계시는군요. 그럼 혹시 자택의 법정동이 어딘지 아시나요. 행정동은 어디에 속할까요.

4·15 총선이 얼마 전 끝났습니다. 인터넷으로 투표소를 검색해 보신 분이라면 아마 이런 문구를 발견하셨을 겁니다. “읍·면·동명(행정동 또는 법정동)을 입력한 후 검색 버튼을 누르세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동(洞)엔 법정동이 있고 행정동이 있습니다. 동네 이름은 당연히 하나 뿐인 줄 알았는데 실은 두 개였던 겁니다. 법정동과 행정동의 의미는 무엇이며 뭐가 다를까요. 같은 이름을 쓰면 헷갈리지 않을 텐데, 뭐하러 이름을 두 개나 만든 걸까요.

법정동, 국토부에서 관리

신분증 등 공적서류에 쓰여

선거구는 행정동별 구분

중구 23개 법정동 있지만

행정동으론 ‘명동’ 하나뿐

◇주민센터 기준으로 매기는 행정동·등기부등본상 주소는 법정동

= 법정동은 이름 그대로 법률로 지정된 행정구역 단위입니다. 1914년 시행된 행정구역 통폐합 때 정해져 대부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등기부 등본, 신분증 등 공적 서류에 기재되는 곳이 바로 이 법정동입니다. 그런데 법정동이 너무 넓거나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다면 전입신고 등 각종 행정업무가 힘들어지겠죠.

반대로 인구가 너무 적어서 주민센터를 세우기엔 효율성이 떨어지는 법정동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법정동을 자주 바꾼다면 관리도 어렵고 혼란이 커질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만든 것이 바로 행정동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행정동은 곧 주민센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법정동이라도 주민센터가 여러 개라면 행정동이 여러 개인 것이고, 여러 곳의 법정동 중 단 한 곳에만 주민센터가 있다면 행정동이 하나인 것이죠.

서울시 중구 명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법정동은 무교동과 다동, 태평로1가, 을지로1가, 수하동, 장교동, 수표동, 회현동 등 23개의 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동으론 이 지역 모두가 명동입니다.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거주 인구가 줄어들면서 각 동마다 주민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서초구 서초동은 법정동으론 서초동 하나지만 행정동은 서초1·2·3·4동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서울에서 행정동이 가장 많은 동은 송파구로 총 27곳의 행정동이 존재합니다. 송파구의 법정동은 14곳으로 행정동의 절반 수준입니다.

◇부동산 규제는 법정동 기준·선거구는 행정동 기준으로

= 그렇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법정동과 행정동은 어떻게 다르게 적용될까요. 힌트를 먼저 드리자면, 법정동은 국토교통부에서 관리하는 행정구역이고 행정동은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합니다. 최근 있었던 총선을 비롯한 선거에서 선거구는 행정동을 기준으로 나뉩니다.

반면 부동산 규제는 법정동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핀셋 규제를 내세운 분양가 상한제가 바로 대표적인 법정동별 규제입니다. 7월 말 시행될 예정인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개포동과 잠원동, 잠실동, 둔촌동, 여의도동, 아현동, 한남동, 성수동1가동 등 27곳의 ‘법정동’입니다.

이름 뿐 아니라 쓰임 또한 다르다 보니 혼란은 더욱 커집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위례 신도시입니다. 행정동인 위례동은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총 세 개 지역에 걸쳐있습니다. 송파구 위례동의 법정동은 장지동이며 성남시는 창곡동, 하남시는 학암동입니다. 만일 국토부에서 장지동에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같은 택지 지구임에도 불구하고 성남이나 하남에 위치한 위례동 아파트들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입니다.

기존 주소 체계가 주는 혼동을 없애보자며 만든 것이 도로명주소입니다. 도로명주소를 쓰면 동(洞)이라는 명칭은 법정동에만 쓰이게 됩니다. 상세 주소는 ‘○○로 ○○길’로 표현하기 때문에 명칭을 헷갈릴 일이 없죠. 하지만 도로명주소는 2014년 도입된 이후 6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률이 저조해 폐지론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법정동과 행정동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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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Z1IV774D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