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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스크 정책 하나 못 믿을 정부​

[사설] 마스크 정책 하나 못 믿을 정부

중부일보

기사입력 2020.02.27 15:51

어제부터 마스크 사기가 수월해질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지역마다 우체국 앞에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줄은 우체국 관계자의 내달 초부터 판매한다는 설명으로 그저 허탈한 발길을 돌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분명 어제부터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홍보한 정부다. 우체국과 농협,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었던 국민들만 울분에 쌓였다. 마스크 물량이 풀린다고 알려지며 전국에 있는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는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어도 그 실망감을 느끼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4인 가족이 쓸 마스크를 구하려면 단 한 번의 기회로 고작 5개다. 다음달 2일 이후 판매 예정이라는 공지는 참으면 됐다. 하지만 대구와 청도를 비롯해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에 판매한다는 안내문에 일반 국민들의 균형 잡힌 마음은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의 열악한 사정을 비웃던 오늘 한국의 민낯이다. 더구나 당장에 구입에 관한 문의도 3월 이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답변만 돌아오기 일쑤다. 이렇게 정확한 판매 시기나 판매처에 관한 정보가 왜 어려운가. 어른들이 사용할 마스크가 없어 아동용 마스크를 어렵사리 구입한다는 얘기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지도 민망스러운 지금이다. 모든 지역의 사정이 같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정부의 호언이 곳곳에서 원망의 목소리로 바뀌고 있다. 말로는 선진국 진입을 운운하면서 이런 간단한 예방조치에 필요할 마스크 한 장 구입하기 어려워서야 무슨 국가의 존재를 말할 수 있겠나.

도대체 그 많이 만든다는 마스크는 어디 가서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간단히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서류로만 판단하는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넘어갈 얘기가 아니다. 엄중한 시국이라 하는 말이다. 정치인들의 앞뒤 못 가리고 내뱉는 말로 연일 헛발질이야 그들의 일상이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건 아니다. 일선 창구에서 판매 일자를 해명해야 하는 직원들만 애처롭다. 당장 마트에서도 한 사람당 판매개수를 제한하고 있는 마스크다. 1인당 판매 개수를 5개로 제한하는 바람에 자칫 빨아서 다시 사용해야 하는 비위생적인 모습도 우리 안에서 재현될 수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나서 공무원들의 공급확인을 언급하지만 그저 허공에 뜨는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사람도 그렇지만 국가 역시 어려울 때 알아보는 법이다. 질서유지도 안되고 이렇게 사재기식이나 잠겨두기식 마스크 마케팅이 계속되면 혼란에 빠진다. 어려운 환경이고 힘들더라도 이성적이고 차분한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다 같이 혼란에 빠져 이리저리 몰려다녀서는 될 것도 없다. 마스크 몇 장에 새벽에 텐트를 쳐야 하는 일이 생겨서야 되겠는가. 행복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은 멀리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경제가 어려워 잠깐 가게 문을 닫는 상황이 아니다. 당장 걸리면 주변이 초토화될 정도의 비상 시국이다. 정부는 반도체 강국이니 인터넷 대국이니 문화국가를 언급하지도 말라. 국민들이 숨 쉴 한 뼘도 안 될 마스크라면 공장용도를 바꿔서라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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