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수원특례시의 종합/*수원특례시.이슈 등

'이사가겠다' 주민 약속 해놓고… 수원 레미콘 공장 '4년째 버티기'

'이사가겠다' 주민 약속 해놓고… 수원 레미콘 공장 '4년째 버티기'

정성욱

기사입력 2020.02.17 22:04

입주때 2016년까지 운영 이전 약속… 업체, 주민 합의안 파기 이유 거부

사진은 동진산업 전경. 사진=중부일보DB

수원의 한 레미콘 생산업체가 15년간 공장을 가동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주민과 합의했지만, 예정된 기한보다 4년이나 지난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분진 피해를 호소하는 반면, 업체 측은 주민이 먼저 합의안을 파기했기 때문에 공장을 옮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수원시와 동진산업㈜ 등에 따르면 동진산업은 지난 2001년부터 수원 세류동 204번지(1만3천여㎡) 일원에서 레미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입주 당시 주민들은 공장에서 비산먼지가 배출되거나 소음 피해가 예상된다며 동진산업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다. 이에 동진산업 측은 주민과 합의안을 체결했다. 2016년까지 15년간만 공장을 운영한 뒤 다른 곳으로 옮기고, 주민들에게도 보상금 차원에서 마을회관 건립비용 6천5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합의가 이뤄진 지 20년이나 지났음에도 업체 측이 이전을 거부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동되는 레미콘 공장 때문에 일상 생활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소음피해, 공장을 출입하는 레미콘차량 때문에 교통난까지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민 A씨는 "마당에 빨래를 널면 나중에 옷에서 시멘트 가루가 떨어질 만큼 분진이 심각하다"며 "주민 대부분이 힘 없는 노인이고 서민이다 보니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업체 측이 지급한 보상금은 15년간 사용료 개념으로 준 것이지, 그 이후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업체는 보상금을 줬으니 문제가 없다며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진산업 측은 주민들이 먼저 합의안을 지키기 않았기 때문에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가 마을회관을 세우라고 지급한 비용을 주민끼리 나눠 가졌으니 주민이 먼저 계약을 파기했다는 것이다.

동진산업 관계자는 "주민들이 마을회관을 짓지 않고 그 돈을 나눠가지면서 합의안을 파기했는데 우리가 공장을 옮길 이유는 없다"며 "저희는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저감장치도 계속 늘리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점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