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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수원 뒤덮은 까마귀떼, 어디서 온 걸까

[김진이 간다]수원 뒤덮은 까마귀떼, 어디서 온 걸까

[채널A] 2019-12-17 20:02 뉴스A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180119

경기도 수원에서는 까마귀가 겨울철에 더욱 불길한 손님입니다.

떼로 너무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까마귀 배설물이 온 동네를 뒤덮는 다는데,

김진이간다,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김진]
저는 지금 경기도 수원시에 나와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는데요. 바로 대규모 까마귀 떼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까마귀 떼가 지나간 도로 위에는 온통 배설물로 뒤덮여 있어서 주변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도심 한가운데에 왜 까마귀가 출몰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해 질 무렵, 까마귀 떼가 갑자기 몰려오더니 금세 하늘을 까맣게 뒤덮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까마귀가 전깃줄을 점령했습니다.

별안간 나타난 까마귀 떼에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립니다.

[시민]
저리 가~

[시민]
(오전) 7시 반까지 여기 전봇대에 앉을 수 있는 데는 다 앉아요 새카매요 징그러울 정도로

[시민]
동네 주민들도‘왜 갑자기 이렇게 많이 나타나나’ 의아해하면서 무서워하고 있어요

주민들에게 까마귀는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시민들]
- 와 이게 뭐야
- 깜짝 놀랐어
- 어우.. 잡을 방법이 없나?

전깃줄을 점령한 까마귀 때문에 피해가 속출합니다.

[피디]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시민]
똥 때문에 이게 아주 (불편해서) 새 쫓는 거예요

까마귀 떼 주변은 배설물 천지입니다.

[시민]
제 패딩에 똥 싸고 갔어요 그래서 바꿔입고 나왔어요

언제 어디서 떨어질지 모르는 배설물을 피해 시민들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특히 상인들에게는 더 큰 골칫거리인데요.

[상인]
제가 (배설물) 다 닦았어요 너무 힘들어

[상인]
냄새.. 비린내 엄청나요 이게 쫓아봐도 방법이 없어요 계속 오더라고요

저녁 무렵 까마귀 떼가 번화가로 모여들고
바로 아래 주차된 차량은 오물 테러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차량 주인 대화]
-뭐야 이거? 미치겠네 이거..
-세차 돌려야죠 뭐
- 아이고 어떻게 해..

수원에서 목격되는 까마귀는 여러 종류 중에서도 '떼까마귀'로 불리는 겨울 철새입니다.
여름을 시베리아나 몽골 지역에서 나고 10월에서 3월까지는 한반도에 머뭅니다.

낮에는 인근 논밭에서 곡식을 주워 먹다가 해가 지기 전 도심으로 날아옵니다. 천적을 피해 안심하고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섭 / 한국 물새 네트워크 상임이사]
도시로 들어오게 되면 수리부엉이 같은 포식자가 접근하기 어렵고 또 따뜻하거든요 추운 겨울에 체온을 유지하는데 훨씬 유리해서 도시로 찾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까마귀 떼는 수원 시내 곳곳에서 목격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수원일까.

원래는 김포 지역에 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김포가 신도시로 개발되며 앉아쉴 수 있는 전선이 사라지자 수원으로 옮겨 온 걸로 추정됩니다.

수원시는 퇴치 작업에 나섰습니다.

[김승기 / 수원시청 환경정책과]
계속 괴롭혀서 얘들이 도심지역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야 할 텐데

[떼까마귀 기동반]
아주대학교 (앞은) 없어진 것 같아요

매일 밤 순찰하며 이동 경로도 파악합니다.

[김승기 / 수원시청 환경정책과]
와 전방에 신호등 건너에 엄청나게 많은데요

불빛이 밝은 도심 곳곳에서 까마귀 무리가 포착됩니다.

까마귀 무게에 전깃줄이 늘어질 정도여서 정전사고의 위험까지 있습니다.

까마귀가 기피하는 초록색 레이저로 쫓아 보지만, 그때 뿐입니다.

[김덕녕 / 수원시청 환경정책과]
여기서 퇴치를 하게 되면 바로 옆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거지 아주 멀리 가지는 않습니다

아침이되면 기동반의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까마귀 배설물을 살수차까지 동원해 쓸고 닦습니다.

[떼까마귀 기동반]
(배설물이) 한군데 밀집이 되어있으면 거기만 청소하면 되는데
오늘은 여기다가 다른 날은 다른 데로 이동하니까 찾아서 (청소) 하기가 힘들죠

수원 시는 까마귀 배설물 주의 안내문을 배포하기도 하지만 역시 근본적 처방은 아닙니다.

[이기섭 / 한국 물새 네트워크 상임이사]
편하게 쉴 수 있는 다른 장소에 잠자리를 조성해주거나 폐전선 같은 것을 피해가 없는 곳에 만들어주면 민원이 줄어들 거라 생각됩니다

떼까마귀는 비교적 온순하고 배설물로 인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가능성도 낮은 편입니다.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계속 줄어들면 언제 어디에 또 떼까마귀가 몰려들지 모릅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