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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집 근처 골목상권·전통시장을 자랑거리로"

[인터뷰] 임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집 근처 골목상권·전통시장을 자랑거리로"

 

  • 정재수
  • 기사입력 2019.11.24 17:03

 


 

"도민들이 집 근처에 있는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을 자랑거리로 얘기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민선7기 처음으로 설립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초대 원장인 임진(44) 원장의 각오다.

40대 초반의 젊은 원장이지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역화폐에 있어서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1호 전통시장담당 전문직 공무원’에 성남사랑상품권부터 경기지역화폐까지 11년 동안 지역화폐 전문가로 활동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고, 대학 강단은 물론 전국의 전통시장을 다니며 자문과 강의를 펼쳤다.

직접 창업과 폐업을 경험했고, 지금도 임 원장의 부모님은 안양중앙시장에서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중책을 맡고, 지난 1일 취임한 임 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초대 원장을 맡은 소감과 경상원의 역할은.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도내 자영업자들을 위해 출범한 만큼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원장으로서 직무를 해나갈 계획이다. 기존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역 상인들과 만나 부대끼고, 얘기도 하면서 정(情)도 들고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업무다. 이런 업무 특성상 중앙 정부 사무라기 보다는 지자체 사무라 할 수 있다. 지방·재정분권 차원에서라도 광역으로 업무를 이관시켜야 시·군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이번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출범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시그널(신호)을 보낸 것이다. 경상원 설립 제1 목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휴·폐업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다. 성남시에서 상권 활성화 재단을 만들고 7년 가까이 운영을 했는데도 휴·폐업율은 똑같았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활성화’한다거나, ‘특성화’ 한다는 것은 이제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자영업자들을 휴·폐업에서 지켜내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경상원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경제활동 인구 중 25%가 자영업자다. 10명 중 7명이 폐업을 하고 있다. 질병으로 따지면 암을 뛰어 넘는 불치병이다. 그런데, 정부의 지원방식을 보면 간접지원 방식이다. 영양제나 보조제로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현재의 자영업자들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다. 거기에 맞는 처방전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경상원은 조선시대 양반의 전유물이었던 의학을 일반 서민들에게 보급했던 ‘혜민서’와 같은 기관으로 키우고 싶다. 캐치프레이즈도 ‘혜민서스럽다’고 정했다. 자영업자들이 아파하고 있는 부분을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는 그런 기관을 꿈꾸고 있다. 의원과 의녀들은 경상원의 직원들이 맡아 할 것이다. 많이 힘들고, 아파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면.
"무엇보다 지역화폐라 할 수 있다. 지역화폐 자체가 전통시장과 지역 내 골목경제(상권)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수단인만큼 지역화폐와 연계한 정책이 중요하다. 도에서 가장 먼저 맡은 업무가 바로 지역화폐였다. 지역화폐는 성남에서 10년을 해봤다. 지역화폐의 장점이 바로 승수 효과인데, 누군가 지역화폐를 시장에 있는 야채 가게에서 쓰면 그 야채 사장님은 다른 빵집에서 쓰고, 그 빵집 사장님은 건어물 가게에서 사용한다. 이렇게 될 경우, 만약 10억원이 돌면 30억원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4월 도내 31개 시·군에서 지역화폐 조례를 제정하고, 동시에 발행했다. 지금은 카드형식으로까지 나와 사용하기 정말 편해졌다. 모든 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매출액 10억 미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인센티브(6%~10%)까지 지급해준다. 만약 10만원을 충전하면 10만6천원을 쓸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정책 발행이 아닌 일반 발행의 경우 목표 금액보다 초과 달성할 정도로 지역화폐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크다. 도민들의 지역화폐 사용이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다."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적 기조로 ‘조직’과 ‘공간’에 대한 투자를 하려고 한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20~30대 초반의 청년들을 매니저로 붙여 패키지로 지원 할 계획이다. 컨설팅부터 교육, 선진지 견학, 마케팅까지 지원하면 골목 내 자영업자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해 자체적으로 상권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청년들을 매니저로 하는 이유는 청년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이들 청년들이 자영업자들을 찾아가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살갑게 얘기하고, 도와드리고 하면 장년층을 매니저로 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체를 형성한 구성원들이 총회를 열고 회의록과 정관을 만들어 세무서에 찾아가 고유번호증을 만들고 상인회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게 되면, 개개인이 아닌 골목상권 자영업자 전체에게 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런 하나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더 큰 조직을 하게 된다면 크 효과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4개월 정도 추진했는데 200개 정도 결성됐다. 자체적으로 상인회나 번영회를 만든 것인데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계속해서 키워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계획은.
"사실 자영업자 모두를 살리겠다고 얘기하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구조와 기구를 만들어 줄 수는 있다. 이 구조와 기구를 통해 ‘관주도’가 아닌 자영업자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줄 계획이다. 특히 권역별 센터를 현재 남양주, 광주, 시흥 3곳에 출범 시켰다. 이곳에 ‘상인회의소’를 구성할 계획이다. 상인회의소는 기존의 단체를 포함해 모두 받아 들일 방침이다. 상인회의소와 함께 경기도 자영업자 정책과 예산에 대한 부분을 협의 조정하게 된다. 토론회도 하고, 정책과 예산을 함께 수립해 나가려고 한다. 1명이 얘기하면 민원이 된다. 하지만 다수가 모이면 정당한 주장이 된다. ‘조직’이 되면 개인적 사익과 관련된 주장을 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작은 화장실이라도 지어달라고 개인이 얘기하면 ‘이거 나한테 좀 해달라’는 민원밖에 안되지만 조직으로 건의하면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조직을 하게되면 민주주의가 작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12월 초에 사업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자 선정도 늦어도 내년 1월 말에는 끝내고 빨리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임기 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세상에 날 때부터 상인은 없다. 사장님이라 불리는 이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엄마이고, 아빠이고, 형제이고, 자매이자 친구다. 그리고, 누구나 언젠가는 상인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가게를 내면 ‘성공했네’, ‘돈 많이 벌어라’는 등 축하가 이어졌지만, 요즘은 장사한다고 하면 뜯어 말리면서 ‘무슨 장사냐, 월급쟁이가 제일이다’는 등 어느 누구의 축복도 받기 힘든 세상이 됐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상인(자영업자)이 곧 도민이고, 우리도 도민이다. 이렇듯 우리 도민들이 집 근처에 있는 작은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을 자랑거리로 얘기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다."


정재수기자

사진=김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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