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새누리당 전여옥 의원은 최근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최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당의 쇄신에 대해 가장 앞서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달 30일 비대위에서 북한에 대해 기존의 정책보다 유연한 방향으로 틀어진 정강·정책 개정안을 발표하자 “정강정책에 북한 인권·개방을 삭제한다? 진짜 미쳤느냐?”며 “짝퉁 민주당을 넘어 짝퉁 민노당”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렇게 된 데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책임져야 한다”며 박 비대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같은 전 의원의 발언, 이른바 ‘박근혜 저격수’로 나서게 된 배경은 최근 발간된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확실히 드러난다.

이 자서전에서 전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이 여권의 대선 후보로 나섰을 경우 이는 “필패의 카드”라며 분명한 ‘반박’의 입장을 취했다.

전 의원은 지난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조폭(組暴) 같은 충성심으로 누구를 우상화하는 것이 우리 정치를 망쳤다”며 박 비대위원장을 조폭의 두목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비판의 수위나 공격의 강도로 따지자면 웬만한 야당 의원들을 넘어선다.

KBS 기자 출신인 전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대표시절인 2005년에는 당 대변인을 지내며 박 비대위원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2007년 대선 경선 때 이명박 캠프로 넘어가며 박 비대위원장과 ‘결별’ 했다.

전 의원은 최근 정몽준 전 대표의 계열로 분류돼 박 비대위원장을 향한 공격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전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과 결별한 이유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으로는 정권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같은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 “박근혜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현재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비대위원장이 야당이 아닌 같은 당 내에 ‘저격수’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며 “전 의원은 현재 박 비대위원장이 안고 있는 ‘시한폭탄’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