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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염태영( 前 수원특례시장

[사람·기업 모여드는 수원] 대한민국 특례시 1호 꼭 실현…완벽한 자치분권 이끌겠다염태영 시장이 들려주는 `더 큰 수원`

[사람·기업 모여드는 수원] 대한민국 특례시 1호 꼭 실현…완벽한 자치분권 이끌겠다

염태영 시장이 들려주는 `더 큰 수원`



울산보다 인구 많은 기초단체
공무원 수·예산 배정 등
광역시 수준 권한 필요해져
특례시가 역할 수행에 `딱`

수원은 조선 최초의 계획도시
세계적인 문화유산 수두룩
삼성전자·광교밸리와 함께
전통·첨단 어우러진 도시 만들것

  • 홍종성, 지홍구, 이상헌 기자
  • 입력 : 2019.08.16 04:02:01

 

 

`더 큰 수원.`

세 번 내리 당선돼 9년째 수원시를 이끌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59)의 시정 철학은 이 한 단어로 요약된다. 그가 말하는 `더 큰 수원`은 세계 유수도시에 버금가는 위상과 품격을 갖춘 도시 `수원`이다. 현재 수원에 만족하거나 머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염 시장이 앞세우는 `더 큰 수원`이 단순히 수원시를 더 발전시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전국 기초단체의 맏형인 수원의 일거수일투족이 전국 자치단체의 실질적 자치분권을 이루는 자양분이 될 수 있는 데다 염 시장 역시 지난 6월부터 전국 기초단체장 모임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을 맡아 전국 기초단체를 대변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염 시장은 특례시 실현을 제일 앞에 언급했다. 특례시란 광역시와 기초자치단체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 도시로,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는 유지하면서도 광역시 수준의 행정·재정적 권한을 가지는 제3의 자치단체다. 염 시장은 "수원시 규모는 광역단체급이지만 광역시가 아니란 이유로 공무원 수, 예산 등에서 상대적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임기 내 반드시 수원특례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지난 1년간 특례시 실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10월 30일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에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앞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중앙정부가 기초지자체를 재정분권의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수원시는 후발 광역시보다 큰 규모지만 그에 걸맞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시는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인구가 가장 많다. 6월 말 기준 수원시 인구는 119만7156명으로 광역시인 울산시(115만2000명)보다도 많다. 재정도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2018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58.25%로 전국 기초단체 중 9위, 예산은 2조8492억원으로 3위, 지역내총생산(GRDP·2016년)은 29조7322억원으로 6위권이다. 지금도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에 대한 특례가 존재하지만 중앙정부가 행·재정권한을 획일적으로 적용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자치단체 간 차별과 불이익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염 시장은 "우리나라 도시들이 세계 일류도시들과 경쟁하려면 기존 틀을 과감히 깨야 한다. 지금과 같이 지역에 의무와 책임만 존재하고 권한 없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군소도시 간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지방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실질적 자치와 분권을 이뤄내 시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25년이 지났지만 지방정부는 점점 더 중앙정부에 예속되는 구조가 되고 있다. 현재 기초단체는 횡단보도나 교통신호 하나 마음대로 만들 수 없고, 좋은 조례를 만들어도 상위법에 저촉되면 시행이 불가능하다"면서 "지방정부에 권한이 있었다면 메르스 등과 같은 재난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올해 시 승격 70주년을 맞아 수원의 역사를 계승·발전시키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 역시 `더 큰 수원`을 향한 발걸음이다. 1949년 8월 15일 시로 승격된 수원은 정조대왕이 만든 조선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정조가 꿈꾼 조선 최초의 신도시 수원화성(1997년 세계문화유산 등재)을 품고 있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장안문, 7개의 수문이 있는 화홍문 등 성안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2010년 수원시장으로 당선된 염 시장은 전통문화를 꾸준히 발굴하고 체험·발전시켜 지역 주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애써왔다. 화성 축성 220주년인 2016년에는 서울 창덕궁에서 화성행궁까지 1박2일의 능행차 구간을 최초로 재현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수원화성 복원과 정조 시대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한글본 `정리의궤(整理儀軌) 13책`의 복제본을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정조 시대 농업개혁의 산실이자 수원화성의 사회기반시설 중 하나인 만석거, 축만제를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의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하고, 수원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기획전시와 문화재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염 시장은 "수원은 전통과 첨단,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로 수원화성 일대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도시 외곽에서는 현대적인 시설을 볼 수 있는 도시"라면서 "전통문화 유산 보존과 계승은 사람을 귀하게 여겼던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휴먼시티의 근본으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지역경제를 등한시하는 것도 아니다. 수원에는 삼성전자와 SKC 등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첨단 정보기술(IT)·바이오기업이 입주한 광교테크노밸리, 700개가 넘는 강소기업이 둥지를 튼 수원산업단지가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염 시장은 이를 `수원을 대표하는 3개의 경제심장`이라고 부른다.

 



염 시장은 "수원시 매탄동에 있는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연구소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등 4개사 연구소가, 광교테크노밸리에는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인 블로썸파크가 입주해 있다. 이외에도 현재 19개 지식산업센터에 1800여 개 업체가 입주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수원시를 첨단연구도시로 완성하기 위해 자족형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수원은 지난해 최악 고용한파에도 고용률이 올랐다. 통계청의 2018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원시 고용률은 60.8%로 2017년 같은 기간 58.1%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취재팀 = 홍종성 차장(팀장) /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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