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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브랜드를 찾아서] 수원 용성통닭, 20년간 묵묵히 지켜온 통닭집… 낮에도 즐기는 맛집 명소 부상 - ( ‘용성통닭’ 대표 한창석씨와 부인 최유자씨.)

[향토 브랜드를 찾아서] 수원 용성통닭, 20년간 묵묵히 지켜온 통닭집… 낮에도 즐기는 맛집 명소 부상 - ( ‘용성통닭’ 대표 한창석씨와 부인 최유자씨.)

 

  • 안형철
  • 기사입력 2019.07.01 19:50

 

 


 

수원 통닭거리에 자리한 ‘용성통닭’ 대표 한창석씨와 부인 최유자씨.

아내는 닭을 튀기고, 남편은 배달을 했다. 20년이 지나갔다. 가게도 커지고, 골목도 커졌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닭을 기다린다. 오늘도 가게 앞은 낮부터 사람들로 붐빈다. 한창석(65) ‘용성통닭’ 대표는 “20년 세월에 가게도 변했고, 골목도 변했다”면서 과거를 돌이켰다.



◇테이블 7개 낡은 치킨가게= “청주에서 살았는데, 사업 실패로 전재산을 경매에 넘기고 눈물만 가지고 수원으로 올라왔어요.”

2000년, ‘가게를 봐 뒀다’는 수원에서 장사를 하는 친척의 말만을 믿고 무작정 나섰다. 수원에선 1978년에 문을 열었다는, 26.4㎡(8평)에 테이블 7개짜리 낡은 치킨가게가 기다리고 있었다. 보증금 500만 원은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준 돈으로 해결했다. 그렇게 시작한 치킨가게는 하루 20마리도 못 팔 때가 많았다.

한 대표는 “사업이 망하고 나서 세상을 등지고 싶었다”면서 “그럴 때마다 ‘명언’에서 힘을 얻었는데, 나뿐만 아니라 여러운 사람들에게 힘이 돼 주려고 명언을 적은 작은 팸플릿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팸플릿 이름은 ‘용성이야기’. a5용지로 만든 용성이야기에는 명언과 건강·경영팁 등을 담았다. 많이 찍을 때는 월 4천 부 정도.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과 배달 손님에게 나눠줬다. 이때부터 손님들에게 용성통닭의 이름이 각인됐다. 2002 한일 월드컵으로 인해 전국적인 치킨 붐을 타면서 용성통닭은 본격적인 호황을 맞았다.

부인 최유자(64)씨는 “통닭은 대중적인 음식이라 맛과 양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게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식감과 최대한 푸짐한 양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고 전했다.


◇수원 통닭거리와 함께 성장=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후라이드 치킨, 2등은 반반, 3등은 한 마리 통째로 튀긴 옛날통닭이다. 용성통닭의 연매출은 20억 원. 하루 600~1천 마리 분량이다. 행궁동 본점에 이어 현재 만석공원점, 호매실점을 운영하며 가맹사업을 준비 중이다.

용성통닭 본점이 자리 잡은 수원 통닭거리는 주말이나 행사철이면, 번화가 못지않게 사람들로 북적인다. 평균 세 사람당 닭 한 마리를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500마리만 꼽아도 1천500명이 이 거리를 찾는 셈이다. 주변의 불만도 제기된다.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이 늘어난다는 것. 대개 통닭집들 덕분에 수원 팔달문 일대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들 한다. 한 대표는 무엇보다 처음 가게를 시작했을 때와 달리 통닭거리 일대에 빈 가게가 한 곳도 없다는 데 주목한다.

“오전 11시만 되면 손님들이 통닭거리를 찾아옵니다. 밤의 음식이던 ‘통닭’이 이제는 점심에도 즐기는 ‘치킨’이 된 겁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 수원 통닭거리의 새로운 문화인 셈이죠. 우리가게뿐 아니라 골목 전체가 함께 살아났다는 게 기쁨이고 보람입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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