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끊긴지 1년…공시가만 올라 울화통"
공시가 40%대 인상 속출
마포 래미안웰스트림 등
거래 `뚝`…공시가는 급등
용산 아크로, 중형이 대형보다
공시가 높아져…주민 "황당"
"여기는 급등기에도 조정기에도 거래가 없었어요. 시장에서 돌아다니는 가격이 정확한지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공시가격이 20%씩 뛰었다니… 이게 적정한 수준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서울 마포구 현석동 A공인중개업소)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07년 이후 최대폭인 14.17% 오를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는 여진이 확산되고 있다. 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절벽`이 심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책정한 공시가격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요 강남 지역보다도 높게 상승한 아파트 공시가격을 확인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주민들과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 주민들 불만이 컸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중에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용산(17.98%) 동작(17.93%) 마포(17.35%) 성동(16.28%) 등이었다.
서울 외 지역에선 경기 과천이 23.41% 뛰며 `전국 1위`에 올랐고, 경기 성남 분당구도 17.84% 급등했다. 문제는 작년에 이들 지역 아파트 상당수가 거래 없이 `호가`만 오르다가 올해 들어선 되레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은 전용 114㎡가 지난해 3월 이후 거래가 한 건도 없었다. 그간 호가는 17억원까지 치솟았지만 매수자들이 머뭇거려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은 시장이 워낙 불투명해 `호가`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업소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해당 평형 공시가격은 8억6400만원에서 10억80만원으로 15.8% 올랐다. 마포구 부동산 투자 카페에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니 세금을 더 낼 각오는 돼 있지만 이게 맞는 가격인지 모르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같은 단지 아파트 내에서 같은 기준층 중소형의 공시가격이 중대형을 앞지르는 사례도 발견돼 주민들이 황당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용산구 문배동 용산아크로타워 102동에 위치한 전용 84.97㎡(30층)의 올해 공시가격 예상액은 6억8500만원인 반면, 101동에 위치한 126.3㎡ 공시가격은 6억8100만원에 그쳤다.
해당 아파트의 작년 공시가격은 전용 84.97㎡가 5억1600만원, 126.3㎡가 5억8800만원으로 중대형 공시가격이 비쌌다. 올해 84.97㎡는 32.75% 치솟은 반면, 126.3㎡는 상승률이 15.81%에 그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 아파트 정도는 아니지만 서울·경기는 물론 대구 등에서도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심각한 `거래절벽`에 빠지면서 누구도 가격을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서울 도곡푸르지오2차 전용 147㎡는 지난해 거래가 단 2건이었다.
근처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금은 나와 있는 매물도 없고 매수 문의도 없다. 하지만 공시가격은 7억3500만원에서 8억4800만원으로 15.4% 뛰었다.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 전용 115㎡도 지난해 8월이 마지막 거래였는데 공시가격은 8억5600만원에서 10억5600만원으로 23.4% 상승했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가격을 책정할 때 이 같은 시장 상황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거래가뿐만 아니라 매매가격 동향, 감정평가사들의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특히 거래도 안 되는 집을 의도적으로 콕 집어 공시가를 인상하는 정부 행위에 피해자들 불만은 커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공시지가 상승률을 받아든 과천 지역 주민들은 `부글부글한` 모습이다.
과천주공4단지 주민은 "가격은 계속 떨어진다는데 공시가격은 끌어올려 세금을 많이 걷겠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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