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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15년 판 재야 고수 "재개발 말곤 답 없다"

부동산 15년 판 재야 고수 "재개발 말곤 답 없다"


입력 : 2018.09.20 05:00

“서울시 뉴타운에 집이 없는 분들은 사시고, 있는 분이라면 팔지 말고 쭉 갖고 계시면 됩니다.”

정부가 지난 13일 또 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옥죄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집을 보유해야 할지, 팔야할 지, 새로 사야할 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2018 부동산 트렌드쇼'에서 강연하는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대표. /부동산트렌드쇼 사무국

최근 열린 ‘2018년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 강영훈(필명 ‘붇옹산’) 부동산스터디 대표가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 그는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주택을 갖고 있다면 지금 팔지 말고 다음 상승장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유는 앞으로 서울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2006년부터 부동산 투자 카페 ‘부동산스터디’를 운영해 왔다. 15년간 재개발·재건축 중심으로 부동산을 연구한 이력을 살려 커뮤니티를 만든 것. 현재 카페 회원수는 55만명, 하루 방문자는 500만명에 달해 국내 부동산 커뮤니티 중 영향력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청약이나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 얻기 힘들어”

연도별 서울 주택과 아파트 순증 물량 추이. /김현아 의원실

서울에선 이미 새 아파트가 ‘매우 귀한 몸’이다. 이는 서울 집값이 비싼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서울 인구 대비 아파트 공급 물량이 현저하게 낮고 앞으로 뉴타운 규모의 새 아파트 단지들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집을 보유하면서 다음 상승장을 노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 주택 수에서 멸실(滅失) 주택 수를 뺀 ‘순증(純增) 주택 수’는 2017년 2만1424가구로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이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얻는 방법은 3가지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되거나 재건축 또는 재개발 아파트에 조합원으로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 중 청약 당첨은 ‘로또’나 다름없다. 청약 가점이 월등히 높지 않으면 경쟁이 치열해 웬만하면 당첨 확률이 거의 없다. 더욱이 분양권도 전매 제한이 강화되면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아파트. 지난 8월 재건축 부담금(예정액)으로 조합원당 1억3569만원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조선DB

재건축 연한을 채운 아파트를 사들이는 방법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쉽지 않다. 정부가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허용 연한 연장,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각종 규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지금 당장 재건축이 될만한 아파트를 찾아 매입한다고 해도 실제 입주하려면 20~30년은 지나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아파트의 조합원 보유 매물을 구입하는 것도 어렵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규정에 묶여 있는 탓이다. 예외적으로 3년이 지나도 다음 단계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3년 이상 조합원 지위를 보유한 이들의 지분은 매매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오는 매물은 많지 않다.

■“재개발 투자가 서울서 새집 얻을 마지막 기회”

강 대표는 결국 마지막 남은 카드는 재개발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존 뉴타운 같은 대규모 재개발 사업은 없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구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현 정부는 대규모 뉴타운이 아닌 중소규모 중심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탓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포괄하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15층 이하 소규모 아파트나 빌라로 새 집을 공급하는 소규모 생활 밀착형 사업을 주로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기존 재개발 구역을 해제하는 일도 빈번해 대규모 단지가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남아있는 서울시내 뉴타운사업과 균형발전촉진지구사업 구별 대상지 숫자. /부동산스터디 제공

강 대표는 “현재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등재되어있는 뉴타운사업과 균형발전촉진지구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곳이 재개발로 지어질 서울의 마지막 대단지 아파트”라며 “생각보다 사업 구역이 얼마 안남았다”고 했다. 재개발로 지어질 새 아파트가 앞으로 더 귀해진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상승장도 부동산 순환 주기에 따라 분명히 하락장으로 돌아선다”며 “지금 짓고 있는 서울 역세권 대단지 새아파트를 팔지 않고 꾸준히 보유하면 다음 상승장 때 더 크게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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