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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유치원 '기우뚱'…"밤늦게 꽝, 찌르르 저걸 어째" "무서워서 어디 지내겠느냐"

상도동 유치원 '기우뚱'…"밤늦게 꽝, 찌르르 저걸 어째" "무서워서 어디 지내겠느냐"


조승환 기자l승인2018.09.08l수정2018.09.08 16:28


[이코노뉴스=조승환 기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 공사장에서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인근 유치원 건물 일부가 무너진 사고 현장에 대한 응급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복구작업은 7일 오후 2시께부터 동작구 상도동 무너진 유치원 건물 인근에서 굴삭기 등 장비를 이용해 흙을 다지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작업 현장 주변에는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복구가 진행되는 동안 인근 주민들은 주변을 수시로 오가면서 현장을 촬영했다. 기울어진 유치원 건물을 가리키면서 "저걸 어째" "무서워서 어디 지내겠느냐" 등으로 수군댔다.


뉴시스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건물 한쪽이 무너지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천둥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주민 정문섭(78)씨는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정말 컸다.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라며 "뿌지직하는 소리도 났다. 철근이 빠지는 소리가 아니었나 싶다. 불안했다"라고 말했다.

조후자(63·여)씨는 기울어진 건물을 바라보면서 "밤에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창문을 열어 놨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라며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밖으로 뛰어나오고 그랬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실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기울어진 유치원 건물을 두고 우려감을 나타내는 주민도 적지 않다.

주민 이경선(65·여)씨는 "밤늦게 쾅, 찌르르 하는 소리가 나서 무서웠다"라며 "저렇게 위험하게 있는 것을 보니 또 어떻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라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치원 학부모 일부는 여러 차례 건물에 대한 민원을 넣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 관계자들도 건물 상황을 우려하며 자발적으로 여기저기 가서 알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공사 관계자들을 찾아가 말해봤지만 '너희 때문에 일 못하면 손해가 얼마인 줄 아냐'는 윽박도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어제 아이들을 데리러 왔던 오후 5시께 일부 학부모들이 '금 간 게 심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장마철 때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너무 늦어진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김삼화 의원·이찬열 의원·오세정 의원,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이현재 의원· 박덕흠 의원·나경원 의원 등이 다녀갔다.

긴급 복구 작업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손상이 큰 유치원 건물 일부에 대한 철거 작업이 진행된다.

구청은 붕괴가 심하고 손상이 큰 부분을 철거하되 나머지는 정밀 안전진단 이후 보강 또는 보수를 통해 가능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11시22분께 동작구 상도동 상도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심야 시간 건물에 남아 있던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구청은 최근 쏟아진 폭우로 건물 기초 공사를 하면서 흙을 파냈던 부분에서 쓸림이 발생, 기초 부위가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건물이 기울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승환 기자  shcho0505@econ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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