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성
- 승인 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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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은 다음달 21일까지 ‘900년 전 이방인의 코리아 방문기-고려도경(高麗圖經)’ 특별전을 개최한다.
1123년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1091~1153)이 사절단의 일원으로 고려를 방문하고 돌아가 황제에게 올린 출장보고서인 ‘고려도경’을 주제로 한 전시다.
이 책은 중국인의 시각으로 본 고려사회와 12세기 고려의 문물과 풍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원래는 글과 그림 부분으로 이뤄져 있었으나 편찬되고 얼마 되지 않아 원본이 유실되면서 그림은 없어지고 글만 남아 있다.
이번 전시는 경기 정명 1천 년과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맞아 고려와 송나라의 교류를 주제로 한 전시라는데 의미가 있다.
전시는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서긍의 고려도경’에서는 송나라 사절단의 방문일정과 ‘고려도경’을 편찬한 과정을 영상과 패널로 설명했다. 혼란했던 동아시아 국제정세에서 화친을 위해 고려를 방문했던 서긍 일행의 의도와 고려, 송, 거란, 여진의 외교관계를 엿볼 수 있다.
2부 ‘수도 개경(開京)’은 서긍이 한 달간 개경에 체류하면서 참석한 공식행사와 보고 들은 내용을 소개한다. 하지만 송의 사절단은 고려의 엄한 감시로 활동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궁궐과 사절단이 묵었던 숙소(순천관)에서 있었던 일을 위주로 기록하고 있다.
3부 ‘고려인의 풍속’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고려의 귀족과 서민의 생활에 대해 다뤘다. 서긍은 고려를 다른 이민족과는 달리 정신과 물질문화가 잘 정비된 사회로 봤지만, 이를 중국의 교화 덕분이라고 본 중화(中華)중심적 시각은 이 책의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전시에서는 중국문화(華風)와 토착문화(土風)를 융합해 이뤄 낸 고려문화의 개방성과 역동성을 소개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고려청자를 비롯해 차·술·향약, 음식과 그릇, 불교, 장례, 도량형 등 다양한 유물을 선보인다. 또한 흰색 베옷에 노랑치마를 입었던 고려시대 여성의 복식을 재현하고, 아이들이 직접 입어보는 체험코너도 진행된다.
4부 ‘비색청자(翡色靑磁)와 세밀가귀(細密可貴)’에서는 중국인도 부러워한 고려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천하제일로 불리던 고려의 비색청자와 세밀하고 귀했던 금속공예품 그리고 고려의 불교를 대표하는 초조대장경과 불화가 공개된다. ‘대방광불화엄경 제1권’(국보256호)과 ‘수월관음도’(보물1426호) 등 대표유물은 화려했던 고려문화의 절정기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고려와 송나라의 교류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며 “가족단위로 방문하면 자녀들의 역사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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