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가 전라북도 향토 기업인 하림이 20일 야구단 창단 의사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시간만에 전북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하림은 10구단 창단 의사를 밝힌 기업중 한 곳"이라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하림의 야구단 창단설 진화에 나섰지만, 경기도 및 수원시 야구팬들에겐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프로야구 8개 구단들이 전력 증대를 위해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는 스토브리그 기간중에 나온 얘기여서 전북으로 기울고 있는 인상이다.

■멈춘 수원 뛰는 전북

수원시는 지난해 가을 염태영 시장과 김문수 도지사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방문해 10구단 유치 의지를 밝힌 뒤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반면 전북은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유명 야구인 면담을 통한 지지층 확대에 나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과 전주시는 지난해 12월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가 전지훈련을 치를 수 있도록 야구장과 웨이트 시설 등을 무상으로 배려했고, 김완주 도지사가 훈련장을 방문해 야구장비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지난 1월에는 군산 월명야구장 시설 개선 사업을 본격화했고, 사회인 야구장 확보를 위해 전주시 효자공원묘지 주차장 부지에 야구장 건립을 결정했다. 여기에다 지난 13일부터는 전주야구장과 익산야구장에서 제4회 전주시장기 우수중학교 초청 야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붐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용철 야구해설가가 최근 야구교실을 개최한 것 말고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시에서 발족한 유치추진위원회는 지난해 8월 첫 발족행사를 가진 후 모임을 가진 적이 없다. 시 관계자의 얘기는 더욱 황당하다. 기업 유치와 관련해서는 '도가 직접 진행하고 있어 진행사항을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는 수개월째 "조만간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림야구단 운영 가능한가

전북이 야구단 유치 의사를 밝힌 지난해 초. 향토 기업 중 야구단 유치가 가능한 기업으로 하림이 떠올랐다.

당시 전북에선 창단 비용만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점 등을 들어 여러 개의 기업이 야구단 주주로 참여하거나 스폰서 형태로 참여해 야구단을 창단하고, 그 중심 기업으로 하림을 택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 결과 20일 일부 언론매체는 하림이 야구단 창단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전했으며, 야구팬들은 중견 기업 하림그룹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닭고기 육가공 업체로만 알려져 있는 하림은 지난 1978년 3월 황등농장으로 시작해 1997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주식을 상장한 10개 기업으로 구성된 중견 기업이다. 계열사중에는 농수산홈쇼핑과 팜스코, 하림홀딩스 등은 코스닥에 상장한 대표적인 계열사다. 하림의 전체 매출은 3조5천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전북이 하림과 야구단 창단 입장을 밝힌다해도 8개 구단 사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중견기업인 하림그룹의 창단을 승인해 줄지는 미지수다. 전북의 경우 지난 2000년 중견기업 쌍방울그룹이 부도로 야구단을 해체했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