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극축제 25일 개막…시민이 배우, 거리가 무대
등록 :2018-05-23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45855.html#csidx029dc20b2ba29fbb08a765652a3e48a 
푸른 숲과 맑은 하늘을 무대 삼아
거리예술과 공간예술의 진수 선봬
무대와 자연, 배우와 관객의
경계 허문 2박3일 숲속의 파티
수원연극축제 공연작 ‘인간모빌’ 사진 수원연극축제사무국 제공
작은 북소리가 파란 하늘로 퍼진다. 거대한 크레인이 만들어낸 지상 30m의 무대. 허공을 오가며 북소리를 울리는 장난감 병정들의 모습은 아기 침대에 매달린 모빌을 떠올리게 한다. 더 높은 곳에선 곡예사가 공중 그네를 타며 이미 상상의 세계에 빠져든 관객들을 모험의 나라로 이끈다. 새롭고 파격적인 서커스 투어로 유명한 프랑스 극단 트랑스 익스프레스의 <인간모빌> 공연이다. 25일 개막하는 수원연극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경기상상캠퍼스에서 3일간 진행될 제22회 수원연극축제는 <인간모빌> 외에도 국내외 공식 참가작 20편을 통해 수준 높은 문화예술 경험을 선사한다. 역사가 오랜 수원연극축제는 그동안 수원화성이 무대였다. 올해부터 과거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자리였던 경기상상캠퍼스로 장소를 옮겨 진행한다. “크고 작은 다양한 공간과 쾌적한 환경을 갖춘 경기상상캠퍼스는 집중이 필요한 공연예술축제에 적합한 곳이다. 또한 서수원 지역의 문화 소외 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소를 옮긴 중요한 이유다”라는 게 사무국의 설명이다. 이번 연극제를 통해 “거리예술 또는 공간예술의 진수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수원연극축제 공연작 ‘바람노리’ 사진 수원연극축제사무국 제공
울창한 숲이 우거진 8만여 평의 야외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축제’를 지향한다. 무대와 객석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하늘, 잔디밭, 숲, 나무, 언덕, 주차장 등 곳곳에서 곡예와 연극, 힙합 댄스 공연이 펼쳐진다. 마임과 마술, 즉흥 연기로 웃음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다.
배우와 관객의 경계도 곳곳에서 무너진다. 프랑스 유학파 이주형의 줄을 이용한 설치 거리극 <여기는 아니지만, 여기를 통하여>에서는 작가가 끊임없이 연결해놓는 줄을 시민들이 하나하나 풀고 불에 태운다. 줄을 풀 때마다 거리에서 들어봄직한 소리들이 들린다. 논쟁들, 시위대의 함성…. 익숙한 소리지만 시민들은 아주 생소한 철학적 메시지를 얻게된다. 여느 거리공연처럼 즐기고 소비하는 축제를넘어 생각하고 공감하는 연극제를 만들겠다는 주
최 측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나치게 소비지향적이고 대중적인 축제는 지양한다. 이번 수원연극축제가 바라보는 지점은 다르다. 시민이 얼마나 참여했는지 호응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중요치 않다. 참신한 실험작을 얼마나 많이 노출했는지가 축제 성공의 척도다. 프랑스 아비뇽축제가 유명해진 것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문제작이 많았기 때문이다” 임수택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이 이번 연극제를 시민 모두 참여해 ‘거리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이유기도 하다.
수원연극축제 공연작 ‘불의 노래’ 사진 수원연극축제사무국 제공
수원연극축제는 해외 공식작 6편, 국내 공식작 14편, 시민프린지페스티벌 12편 등 모두 32개 작품이 83회 공연된다. 수원연극사 기획전시, 숲속의 보물찾기 이벤트, 동물가면 만들기 등 6개의 부대 프로그램, ‘포레포레’ 숲속 장터 등 30여 개 체험프로그램도 열린다.
프랑스 남동부 인구 10만의 조용한 도시 아비뇽은 해마다 7월이면 축제로 들썩인다. 색다른 실험극들의 향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50만여 명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아비뇽 시민들은 자신들의 문화유적과 조화를 이루는 종합예술축제를 또 다른 문화유산으로 승화시켰다. 22년을 이어 온 수원연극축제가 꿈꾸는 모습이다.
■ 수원연극축제 오시는 길수원역 7번, 11번, 12번, 13번 출구로 나와서 시내버스 환승수원역 맞은편 AK플라자 정류장에서 720-2, 730번 이용수원역 맞은편 정류장에서 88, 88-1번 이용 푸른지대 정류장 하차더함파크, 호매실지구 셔틀버스 운영 예정 주소: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문의: 031- 296-1980누리집: http://sscampus.kr
콘텐츠랩 정희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