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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❶前 수원특례시장(염태영)_활동.비전.어록.영상.보도.논객.자료.

수원시 거버넌스 8년 여정, 권위주의 자치시대 종식 - (1) 우물안 공직자 세상밖으로

수원시 거버넌스 8년 여정, 권위주의 자치시대 종식 - (1) 우물안 공직자 세상밖으로

김준석 joon@joongboo.com 2018년 02월 27일 화요일
         

올해는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수원시는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지방분권개헌을 실현하기 위해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민선 7기 지방자치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난 민선 5·6기 지방자치의 실질적 실현을 위한 '수원시 거버넌스 8년 간의 여정'을 살펴보고 향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기획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먼저, 시민과 함께 해온 '수원시 거버넌스의 여정' 1편에서는 폐쇄된 공직사회가 어떻게 시민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초기 거버넌스 정책인 좋은 시정위원회와 마을만들기의 성과가 무엇인 지 살펴본다.

 

 ■ 우물 안 공직자 세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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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 없는 회의와 통보식 행정, 형식적인 자치시대의 종식

 

 민선 5기가 출범한 2010년 초기의 행정은 지역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불신의 벽 때문에 소통 없이 각자의 분야에서만 추진되고 있었다.

 일의 능률만 강조되어 지시와 수행, 통보만을 기반으로 행정 시스템이 운영됐다.

 이처럼 행정이 일부 공직자만 할 수 있는 전문영역처럼 여겨지던 시대에 염태영 수원시장이 당선된 이후 변화가 시작됐다.

 수원시 민선5기의 시정 기본방향은 '시민이 주인 되는 수원',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였다.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성 있게 흐르고 있는 기조 역시 통합과 소통이란 두 단어다.

 1991년부터 시작된 지방자치도 형식적인 측면에서 법과 제도로 포장돼 있었을 뿐 시민들이 시의 행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사실상 우물 안 공직자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민관 협치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시대에 수원시 민선5기는 열린 행정으로 소통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첫 취임 신년사에서 염 시장은 시민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거버넌스 행정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한 마을만들기 사업추진, 시민배심원제를 통한 사회적 갈등해소, 좋은시정위원회를 통한 정책제안과 시정평가로 열린행정을 약속했다.

 

 ■ 민관협력 거버넌스 "수원시 좋은 시정위원회" 출범

 

 ◇ 전국 최초 민관 협치구조의 행정실현, 실용적 시민체감 정책 제안

 

 수원시는 2011년 2월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정책 아젠다를 발굴·실현하기 위한 민관협력 거버넌스 기구를 설립했다.

 시 소통 행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원시좋은시정위원회는 민선5기 시작 이후 현재 제4기 위원회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좋은시정위원회는 시민공모로 위촉된 위원을 비롯한 대학교수, 시민단체 대표, 시의원, 공무원 등 70여 명의 거버넌스 기구가 시장의 공약이행 점검, 시정의 정책개발과 제안, 참여와 토론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활동을 한다.

 정책개발과제를 선정하고 조사 연구를 통해 수원시영상미디어센터 건립, 건축물에너지 절감사업 등 54건의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37건의 정책이 시정에 도입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제안된 수원영상미디어센터는 2015년에 문을 열어 517개 미디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좋은시정위원회가 영상미디어센터 건립을 제안했던 시기에는 미디어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은 많았지만 고가의 미디어 장비나 시설 이용료, 수강료 등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다.

 영상미디어센터가 개소하면서 미디어장비를 시민들에게 저렴하게 대여하고 15만 명의 시민이 미디어 교육이나 영화 상영제, 포럼, 네트워크 파티에 참여하면서 생활 속 미디어를 즐기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을단위 주민들이 미디어를 스스로 제작하는 등 창작 활동으로 1천106건의 미디어가 제작되기도 했다.

 또 영상미디어센터는 재능 있는 인재 배출을 위해 미디어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디어 활동단체인 '이웃사촌' 팀이 '기억 또 하나의 기억'이란 창작물로 한국영상문화제전 시민영상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거뒀다.

 

 ◇ 지역의 주요현안, 솔로몬의 지혜로

 

 좋은시정위원회는 지역 현안사항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과 지혜를 이끌어 중재안을 만든 것과 더불어 불합리한 중앙정부에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했다.

 중앙정부의 지방재정개편에 대해 '불교부단체 우선 배분조정교부금 폐지와 법인지방소득세 50%공동세전환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협의기구가 있었지만 시 정책 의견만 수렴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피동적인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담당자가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공청회나 자문회의에서 단체장이 직접 참여해 답변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수원시는 지방자치단체장인 시장이 직접 거버넌스 논의를 위한 회의나 토론에 참여하면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효과를 이뤄냈다.

 이 밖에도 좋은시정위원회는 정책 아이디어 제안, 정책내용 자문, 집행 정책 평가 등 행정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종합적인 거버넌스 기구로 차별화됐다.

 

 ■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활 거버넌스 실천

 

 풀뿌리 민주주의에 있어서 지방자치의 시작은 마을이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도 마을 단위에서 이뤄져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남과 동시에 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점차 대도시화되면서 사실상 마을단위의 모임이나 공동 작업이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 주민 스스로의 자치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1970~1990년대는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해 획일화되고 하향적인 지역개발이 추진되는 등 도시를 외형적으로만 발전시켰다.

 동시에 도시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식과 이웃 관계가 단절되며 마을의 기능은 점차 상실되어갔다.

 민선 5기는 이를 위한 혁신운동의 하나로 무너진 공동체를 세우고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마을만들기를 추진했다.

 2010년 시는 마을만들기 지원을 위해 마을만들기 추진단 행정조직을 만들고 추진위원회를 구성, 중간지원센터인 마을르네상스센터를 설립해 마을만들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도시지역 가운데 수원시가 최초로 마을만들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 마을이 학교고 학교가 마을이다

 

 수원시의 마을만들기는 행정, 전문가, 시민, 자원봉사자, 대학, 기업 등이 지혜를 모으고 참여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2011년에는 수원 성균관대학교 건축과 교수와 학생들이 행궁동 마을자원조사와 마을계획에 참여했고 협성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도 6개 마을에 대한 마을조사, 공간설계, 마을계획을 진행했다.

 이듬해에는 동아방송대학교 방송통신과에서 마을르네상스로 변해가는 마을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영상물로 제작하기도 했다.

 수원시 욕사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더욱 쉽게 추진하도록 6주간의 마을학교와 찾아가는 마을르네상스 현장교육을 운영했다.

 마을르네상스의 또 다른 거버넌스 구성원은 자원봉사자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주변에 있는 지동마을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대표적인 마을르네상스 사례이다.

 지동은 높은 언덕과 비좁은 길로 자동차 한 대조차 지나다니기가 쉽지 않은 마을이었다.

 이 골목길에 수원청년회 회원, 재능기부자, 삼성전자 자원봉사단이 주민들과 함께 마을만들기에 참여했다.

 "벽을 넘어 사람 속으로"라는 테마로 지동 벽화그리기, 추억의 골목길 축제, 노을빛 옥상음악회, 사진전 등을 개최하면서 따뜻한 웃음이 넘치는 정겨운 골목길로 다시 태어났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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