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내셔널]전통·최신 기술 다모은 수원 한옥기술전시관
[출처: 중앙일보] [굿모닝 내셔널]전통·최신 기술 다모은 수원 한옥기술전시관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집.'
사전 속 한옥(韓屋)의 뜻 풀이다. 옛집으로 여겨지는 한옥이 요즘 뜨고 있다. 민속촌과 한옥마을에는 다양한 한옥을 보기 위해 찾아온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우글거린다. 도심 등에 거주하기 위해 한옥을 짓는 사람도 많다.
지난 9월 수원시에 문을 연 한옥기술전시관 가보니
한옥의 전통 기술은 물론 현재 기술까지 보여줘
내부 전시관·체험실이 아닌 건물 자체가 볼거리
한옥은 친환경적이며 과학적 기법으로 건설
현대 기술로 외풍 등 단점도 해결
수원시, 팔달구 일대 한옥촉진지구 조성 계획도
이런 한옥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곳이 경기도 수원에 문을 열었다. '한옥기술전시관'이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로변. 짙은 회색빛 기와가 얹혀진 고래 등 같은 한옥이 들어서 있다. 이 한옥 앞에 만들어진 툇마루에는 사람들이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지난 9월 27일 문을 연 한옥기술전시관이다.
전시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장안문 인근 2661㎡ 부지에 지상 2층·지하 1층 규모(연면적 946.16㎡) 규모로 건설됐다. 여느 전시관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하루 평균 100여명의 사람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옛 한옥집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자동문은 물론 2층, 지하 1층을 연결하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다. 창호지가 발라져 있어야 할 창과 출입문엔 강화유리가 끼워져 있다.
시민 김진옥(68·여)씨는 "옛날 한옥만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내부 시설이 전부 현대식으로 꾸며져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전시관 내부에는 한옥의 종류와 양식을 모형과 그림으로 설명하는 전시실이 있다. 한옥모형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체험실, 전통 건축물 특별전시와 한옥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실 등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시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건물 그 자체를 꼽았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박종만 한옥지원팀장은 "한옥기술전시관은 건물 자체가 전통적인 한옥의 양식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한옥"이라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구조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한옥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옥은 만드는 방법부터 친환경적이고 과학적이다. 주재료는 흙과 나무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다듬은 나무를 일일이 끼워 맞추는 방식(결구)으로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올려 서까래를 건다. 그래서 지진이 발생해도 심하게 흔들려 벽이 갈라지는 일은 있어도 건물 자체가 무너지진 않는다,
가끔 나무에서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나무가 습도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위로 살짝 올라간 처마는 여름엔 파라솔처럼 햇볕을 차단하고 겨울엔 마루 안쪽까지 햇빛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나무 기둥 밑에는 주춧돌을 깔아 나무가 썩는 것을 방지한다.
난방을 위한 온돌은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그 열이 구들장을 통해 방 안으로 전달되는 구조다. 구들의 두께를 조절하고 위에는 황토를 깔아 아궁이 불이 꺼져도 아랫목의 열기가 오래 지속된다.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창을 넓게 만들고 방과 방 사이엔 마루를 만들어 여름철 냉방 문제도 해결했다. 문에는 창호지를 발라 방안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기온이 다른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집 구조도 달라진다. 추위가 잦은 북부지역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한기를 막고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방을 두 줄로 배열하는 겹집구조로 지붕이 낮다. 더위가 심한 남부지역은 바람이 잘 통하도록 방을 한 줄로 배열하는 홑집 구조로 마루가 발달했다.
박종만 팀장은 "한옥은 구조부터 재료까지 장식적인 면보다는 기능적인 면을 더 중시한 실용적인 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옥은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사라졌다. '외풍' 등이 심한 특성 탓에 난방비 등을 이유로 양옥집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서다.
그렇다면 수원시는 왜 한옥기술전시관을 만들었을까.
수원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있는 도시다. 성안 쪽에는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현륭원을 방문하기 위해 사용하던 '화성행궁'도 있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행궁과 성곽 주변엔 높은 건물과 다세대 주택 등이 들어섰다.
수원시는 성안마을 풍경을 화성의 옛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2013년 화성행궁 주변인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과 장안동 일대 16만5495㎡를 한옥촉진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민간 한옥 건립을 촉진하기 위해 최대 1억5000만원의 건축비를 지원하는 ‘수원시 한옥지원 조례’도 시행하고 있다.
전통 한옥 형태로 수원시 예절교육관과 전통식 생활체험 교육관도 건설하고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드는 등 한옥타운을 조성해 전략적인 관광거점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들 사업이 완성되면 장안문에서 장안사거리까지 300m가 화성행궁에 버금가는 대규모 한옥타운으로 바뀐다.
한옥기술전시관도 이런 차원에서 지었다. 수원시는 지난 2014년 9월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한 '한옥기술전시관 공모사업 유치기관'으로 선정돼 국비 25억원을 지원받고 시비 18억원을 보태 착공한 지 3년 만에 한옥기술전시관을 완공했다.
공공 한옥 유지·보수, 수원한옥마을 조성사업, 신규 한옥 건축 상담과 기술 지원 등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되살리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 한옥 건립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공장에서 미리 마름질한 기둥과 보, 서까래 등 목재를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기술이 도입되고 새로운 건자재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건축비가 크게 줄었다.
기와지붕과 기둥·보 구조를 뼈대로 한 한옥의 전통양식에 콘크리트 기반, 내진 설계, 고효율 단열재 등 현대 건축기법을 접목하면서 안전성을 확보했고 단점이었던 겨울철 추위도 단열재 등을 통해 보완했다. 인건비와 공사 기간은 크게 줄어들면서 건축비도 줄었다.
이런 특성으로 소수였던 수원시의 한옥집은 최근 60여 가구로 늘었다. 밑에는 상가, 위에는 가정집이 있는 주상복합형 2층 한옥 등 기존 한옥과 다른 새로운 한옥집도 생겨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한옥기술전시관의 개관으로 수원시가 신한옥 기술의 보급과 홍보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며 "화성행궁과 전통식생활체험관, 예절관 등과 연계하는 한옥 문화 벨트를 조성해 관광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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