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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해우재(고 심재덕 의원, 고 심재덕 전 시장

[기고]수원화성 세계유산 등재 20주년 고(故) 심재덕 시장, 소원을 이루다- 김주홍-수원박물관장'

[기고]수원화성 세계유산 등재 20주년 고(故) 심재덕 시장, 소원을 이루다- 김주홍-수원박물관장'


 김주홍

발행일 2017-11-10 제10면

 

 

 

 
김주홍 수원박물관 관장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수원화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20주년 기념 특별전 '성곽의 꽃, 수원화성'이 열리고 있다. 필자는 지난 11월 2일 개막식을 관람하면서 고(故) 심재덕 시장과의 옛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 감회에 잠겼다.

1997년 12월 3일, 심재덕 시장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날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제21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가 열려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될 것인지가 결정되는 날이었다. 우리 수원시로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명의 날이었다. 세계유산 등재 이전 1997년은 일제에 의해 '수원성'으로 명칭이 격하된 '수원화성'의 200년 전 옛 이름인 '화성' 명칭을 되찾은 해이기도 하다. 이때 1975년 6월 7일부터 시작하여 1979년 11월 29일까지 5년간의 수원성 복원사업으로 건립한 장안공원에 있는 '수원성 복원정화사업' 준공기념탑의 '수원성' 글자를 메꾸어 '화성'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수원시민의 뜻을 모아 1996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하고, 1997년 1월 7일 '수원성'을 '화성'으로 부른지 12개월을 기다려온 결실의 순간이었다. 실제로 구상에서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사전기간을 모두 합한다면 1987년부터 10여년을 준비해온 혜안의 세월이었다.

세계유산위원회 총회가 열리던 그 날 심시장은 상광교동 경로당에서 지역주민들과 지역의 현안이었던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관련 민원 및 마을 진입로 확장 개설, 광교저수지 수질개선 등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시장님 초청 간담회'를 진행중이었다. 당시 경로당에는 20~30여명의 상광교마을 지역주민들이 시정정책을 설명 듣고 지역민들의 민원을 청취 시간을 갖고 있던 중이었다. 간담회가 중반을 지나 본격적인 토론의 장이 열리는 순간, 필자가 잠시 지니고 있던 심시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당시 필자는 시정계장으로서 수행 업무 중으로 시장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 어쨌든 전화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걸려온 국제전화였다. 전화기를 받고 통화를 마친 심시장은 감격스러운 얼굴로 울먹였다. "나의 소원이 오늘 이루어졌다"며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수행 중이던 필자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어리둥절해 했다. 심시장은 잠시 후 감정을 추스르고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방금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등재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저의 소원은 1987년 수원문화원장 이후로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등재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고 말하며 어린아이처럼 수줍어하면서 천진난만하게 웃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오늘 박물관 전시회에서 세계유산 등재 20주년을 맞아 그날의 뭉클함과 아름다움이 떠올라 그때가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고 심재덕 시장은 당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붓고 10여 년간 최선을 다해 '수원 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했다. 등재 신청 이후 성곽의 복원, 보존 미흡의 이유로 등재가 무산위기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향토사학자인 사운 이종학 선생과 직접 파리로 가서 집행위원들을 설득하며, 당시 현직 시장으로서 화성 주변을 정화, 보수하고 보존에 힘을 기울인다는 약속도 하였다. 당시 1997년 6월 28일 추천(안)이 통과 되었지만 심의 논의 과정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평가서에서는 "수원화성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지만 보존대책이 미흡해 반송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이견도 상당하였다는 후문에 대비책을 마련하여 총회에서 인준이 용이하도록 의장단회의 권고결정안을 받아낸 것이 지정 등재에 가장 큰 성과였다.

고 심재덕 시장은 수원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서 수원문화원장, 수원시장을 지내며 수원화성을 사랑하고 복원정화사업에 항상 열심이었다. '화성사랑=수원사랑'이며, 일생의 업이라고까지 했다. '수원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다음해 시정 연설문에서는 "위대한 시민은 위대한 역사를 창조한다"고 했다.

수원화성 축성 이후 221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난과 역경, 그리고 영광의 순간들이 수원시민과 함께하고 있다. 12월 10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성곽의 꽃, 수원화성'을 통해 고 심재덕 시장의 수원사랑과 함께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이 만끽하길 바란다.


       
/김주홍 수원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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