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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하자더니… 전통시장 집어 삼킨 '작은 공룡' 다이소

상생하자더니… 전통시장 집어 삼킨 '작은 공룡' 다이소

판매품목 겹쳐 점포 매상 뚝… 수원 파장시장내 '상생 1호점'

김준석 2017년 09월 06일 수요일
          
  

 

▲ 다이소가 전통시장과 상생협력을 약속하며 2013년에 들어선 '상생1호점'인 다이소 북수원시장점이 상인들에게 상생 실효성을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북수원시장 입구에 다이소가 시장과 나란히 들어서 있다. 노민규기자
고삐풀린 다이소 (2)골목상권 생존 위협

 


지난 1일 오전 11시께 용인중앙시장 입구와 130여m 떨어진 한 다이소 매장.

4개월 전 확장 이전한 이 매장 앞은 흰 비닐봉지 안에 500~5천원짜리 물건을 잔뜩 담아 출입구를 나서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이 곳에서 만난 시민 김(38)모씨는 "다이소가 편해서 이용해요. 시장은 여기저기 물건이 흩어져있고 다이소는 모여 있으니까요”라며 “그런데 사람들이 다이소로 몰려드니 시장이 살아남겠어요? 대기업들이 시장이든 어디든 다 파고들고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는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생활용품 잡화점을 운영 중인 유(59)모씨는 다이소 이야기를 꺼내자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유 씨는 "20년이 넘도록 장사를 했는데 이렇게 손님이 끊긴 적은 처음이에요. 특히 수납용기나 수입과자, 가방 같은 건 너무 안 팔려서 매출이 뚝 떨어졌어요"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어떻게 장사하는지 한번 가봤는데 우리 매장에 있는 게 다이소에 다 있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3대째 부모님으로부터 속옷가게를 물려 받아 운영하던 장(37)모씨는 "전에 소규모 다이소였을 때부터 겹치는 품목이 많았어요. 그러다 확장하고 나서는 겹치는 품목이 2배 이상 늘어났고 매출은 절반으로 떨어졌어요"라고 호소했다.

의왕부곡시장 입구에 위치한 다이소 매장은 시장 상인들뿐만이 아니라 인근 소상공인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매장에서 100여m 떨어져 문구점을 운영 중인 도(45)씨는 판매 품목 중 95% 이상이 겹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도 씨는 "매일 70명 넘는 손님이 가게를 찾았는데 다이소가 생긴 후 30명도 채 오지 않는 게 사실이죠. 품목수가 1000개 정도 되는데 정말 95% 이상은 겹칠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사에서도 사업조정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2013년 다이소가 전통시장과 '상생협력'하겠다며 시장 내부에 처음으로 점포를 낸 '상생1호점' 수원파장시장 내 다이소 매장도 다른 점은 없었다.

파장시장 내에 위치한 균일가 생활용품점 관계자는 "상생이라니요? 다이소로부터 그 어떤 제품이나 노하우도 지원받은 적 없어요. 집객 효과로 상생하겠다는데 오히려 매출은 떨어졌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이소는 계속해서 전통시장과의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파장시장은 당시 상인들이 다이소의 입점을 오히려 원하기도 했다"면서도 "전통시장의 부족한 품목이나 판매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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