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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궤변 아닌 대화·소통으로 풀어야 - 곽호필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기고]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궤변 아닌 대화·소통으로 풀어야 - 곽호필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곽호필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4월 09일 20:17     발행일 2017년 04월 10일 월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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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詭辯)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말이 궤변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궤변을 늘어놓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본인 스스로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궤변은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따져 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둘러대 합리화시키려는 허위적인 변론에 지나지 않는다.

요즈음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을 놓고 화성시가 궤변을 펴고 있다. 수원화성 군공항으로 화성시 동부권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이전은 원한다면서 화성시로 이전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꾸며서 시민들의 판단을 어지럽히는 논리 없는 주장인 것이다.

수원화성 군공항은 1954년 수원의 외곽에 들어섰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지금은 군공항 주변으로 수원과 화성의 많은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당연히 도심지 군공항으로 인한 소음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각에도 화성시 동부권 주민 6만여 명과 수원시민 18만 명이 소음피해를 겪고 있다.

그러던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수원시는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2014년 3월 전국 최초로 이전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했다. 다만 이전건의서에 화성시 탄약고 부지는 제외됐다. 화성시가 동의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5년 6월4일, 이전 타당성을 승인받았다. 수원시에서 제출한 7조 사업의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이 타당하다고 국방부가 승인한 것이다. 법에 따라 수원시는 신규 군공항 건설을 책임질 사업의 시행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군공항은 군사시설이다. 수원시는 사업시행자일 뿐 국방부가 배제될 수는 없다.

 

특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자주국방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수원화성 군공항이 수원시가 원해서 이전을 시작한 것이라 해도 이전을 하게 되면 국가안보 및 국방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방부의 경우 안정적 작전훈련을 통해 국방력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매년 늘어나는 소음피해 배상 문제를 해결해 국가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수원과 화성시 동부권 시민들은 그동안 시달려왔던 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사고 위험에 시달려왔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화옹지구 주민들은 지역발전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 이후 달포가 훨씬 지났다. 그동안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멍 자국만 늘고 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권력과 암투, 그리고 당파싸움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제 서로 감정을 내세우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수원시와 화성시, 찬성위와 반대위 간 대화와 소통의 자리 마련을 통해 함께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화옹지구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화옹방조제로 인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아늑했던 선창포구에는 황량한 바닷바람만 불어올 뿐 예전의 정겨운 모습은 아득한 추억이 돼버렸다. 그분들의 소회를 한 번쯤 들어본다면 왜 화옹지구에 군공항 유치를 희망하는지 공감이 갈 것이다. 화옹지구 인근주민들의 바람인 군공항 유치가 화옹지구의 잃어버린 옛 명성을 찾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곽호필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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