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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근혜, 대기업에 국정교과서 지지세력 지원 압박

[단독]박근혜, 대기업에 국정교과서 지지세력 지원 압박

 

한국일보 단독입수 안종범 수첩 39권... 우익화에 사활 건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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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07 04:40
수정 : 2017.04.07 04:40

 

국정교과서 반발 여론 한창 때

우파 인사ㆍ단체에 수억 지원 종용

박정희 업적ㆍ새마을 운동 부각

기업들 동원해 벤치마킹 시도

삼성 지원 요구한 듯 ‘역할’ 표시도

 

‘안종범수첩’ 재구성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보수화 정책 추진과 부친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치적 알리기를 위해 대기업을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교과서 지지 우익에 삼성ㆍSK 7억 지원 압박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2015년 11월 8일자 메모에는 ‘티타임’이란 제목과 함께 ‘시민연대 전단지 1.6억, 일간지 5억’이 적혔다.

 

그 아래 ‘삼성, SK – 김영태 사장’ 문구가 있으며, 한 줄 밑에는 ‘7억, 4.5-2.5’라고 적혀 있다. 이어 ‘교과서 시민연대-류근일, 조갑제’라고 쓰였다. 이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이 참여한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단체나 조갑제닷컴 대표 조갑제씨 측의 전단지 제작비와 언론 광고비 지원을 위해 삼성과 SK가 각각 4억5,000만원, 2억5,000만원을 지원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부는 국정 교과서 편찬의지를 고수했는데, 국가의 역사관 통제나 역사 왜곡, 교육현장의 선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여론 반발이 극심했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반대 여론을 상쇄하려 우파 성향 인사나 단체에 대기업 지원을 종용한 흔적이 수첩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단체는 출범을 알리는 전단지 등을 뿌리고, 유력 일간지에 ‘도대체 누가 이 여학생에게 공산 혁명을 꿈꾸게 만들었습니까’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이와 관련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 관계자로부터 우익 시민단체 수억원 우회 지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朴 “역사 왜곡은 영혼이 썩은 것”

앞서 한달 전인, 10월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자리에서 1ㆍ4후퇴 당시 피란민의 애환을 그린 영화 ‘국제시장’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은 “이념과 정쟁을 떠나 자긍심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역사는 혼”이라며 “역사를 모르면 혼이 빠진 것이고, 역사왜곡은 영혼이 썩은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VIP’ 뜻을 받아썼다. 그의 뜻은 대통령 ‘박정희’에 대한 긍정적 평가서술 확대 등으로 국정교과서에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7월 8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5ㆍ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당시 최빈국이었고, 반공의식이 약화됐었다. 초등생도 시위할 정도로 사회질서가 혼란됐다”며 (쿠데타) 결과 경제성장과 자유 번영을 누리게 됐다”고 박정희 정권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역사적으로 70~80%인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이 정부 관료들이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따라잡기 국책 골몰

이에 다음달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을 논하며 ‘정신문화원과 과학기술원 설립’ 등이 언급됐다. 수첩에 ‘→ 인문 ○○ 시책 필요’라는 문구가 있다.

새마을운동도 부각한 흔적이 보인다. 2014년 안 전 수석 수첩에는 ‘박정희 산’ ‘박근혜’ ‘Digital 새마을운동 -Analog → Digital화’라는 메모가 있다. 그 해 10월 한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는지 안 전 수석 수첩에는 ‘스님’과 함께 ‘성공조건 1)국민이 보는 박근혜 관리 2)비서실장 민첩해야 → 대통령 앞서가야’란 문구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부친 정책 따라잡기는 역시나 대기업 끌어들이기였다. 지난해 2월 15일 ‘SS’(삼성) 메모에는 ‘새마을운동 제대로’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지원을 요구한 듯 ‘삼성 역할’이라고 적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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