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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비상취수원과 상수원보호구역 - 이재준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수원시 전 부시장(더불어민주당 수원시 갑 지역위원장)

광교 비상취수원과 상수원보호구역 - 이재준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수원시 전 부시장(더불어민주당 수원시 갑 지역위원장)

이재준 2017년 03월 27일 월요일
         
 

 

 

 

수원시 광교 비상취수원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광교 비상취수원 해제를 주장하는 광교 주민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의 갈등이다. 수원시는 이같은 갈등을 조정하고자 대표적인 수원시 거버넌스 기구인 ‘좋은시정위원회’에 그간 조정을 위임하였다. 조정을 위임받은 좋은시정위원회는 지난 11월부터 ‘광교 비상취수원 변경’에 대해 20여 차례에 걸친 회의, 간담회, 전문가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좋은시정위원회는 그 활동의 결과로 지난 3월 22일 ‘수원시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안)’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범시민 대화 상생기구’를 구성할 것을 수원시에 권고하였다. 좋은시정위원회의 권고는 광교주민들의 불편해소와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협의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비상취수원 ‘해제냐 유지냐’의 갈등은 그리 쉽게 결정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쟁점이 되었던 광교 비상취수원 논쟁은 사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여부의 논쟁이었다. 통상 비상취수원은 전쟁 등의 비상시에 시민의 안정적인 먹는 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비상취수원으로서 광교정수장은 현재 3.6만톤/일으로 최대 30여일 정도 비상 취수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비상취수원은 상수원의 확보와 수질 보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도법’에 의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유지한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수질오염물질이나 폐기물, 가축분뇨 등을 버리는 행위, 건축물 증개축 등의 행위규제와 관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행위제한에 따른 형평성을 고려해 주민에게는 소득증대사업, 복지증진사업 등의 지원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광교 비상취수원 최종 결정권은 이제 환경부로 넘겨졌다. 향후 환경부의 최종 결정을 예측해 보면 ‘비상취수원 현행 유지방안’과 ‘비상취수원 해제방안’, 그리고 ‘비상취수원은 유지하되 상수원보호구역은 부분 해제방안‘ 등의 3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어떤 결정이든 이제부터는 다음과 같은 수원시 대응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첫째, ‘비상취수원 현행 유지방안’으로 결정할 경우, 광교지역에 특별한 주민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비상취수원 현행 유지는 비상시 상수원 공급이 공공의 기본적 책임이라는 판단에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6년간 상수원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GB)이라는 이중 규제에 묶여 그동안 많은 재산상의 피해와 생활상의 불편을 받아온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지원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광교지역주민을 위한 지원조례’ 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주민참여에 의해 생태환경진흥지역 혹은 에코타운 등 국비를 포함한 수원시 재정사업으로 지속가능한 주민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해야 한다.

둘째, ‘비상취수원 해제방안’으로 결정할 경우, 난개발 방지를 위한 정교한 도시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광교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은 해제되고 개발제한구역은 존치되더라도 난개발을 방지하기에는 참으로 어려움이 많다. 극단적으로 지역주민들은 모두 내 몰리고 민간 혹은 정부의 공공 임대주택사업도 추진될 수 있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생태적으로 보존할 지역과 계획적으로 개발할 지역 등을 지구단위계획과 같은 섬세한 도시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같이 환경부가 해제방안을 결정할 경우에는 제도적으로 해제 고시 전에 반드시 주민과 시민사회 의견 청취를 진행토록 하고 있다.

셋째, 환경부가 ‘비상취수원은 유지하되 상수원보호구역은 부분 해제방안‘으로 결정할 경우, 도시계획과 주민지원방안을 동시에 수립하여야 한다. 난개발 방지를 위해 부분 해제하는 지역은 도시계획을 수립하되, 특별한 주민지원 사업을 동시에 수립하는 것이다.

향후 수원시와 지역사회는 환경부의 어떤 결정이라도 그 결정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범시민 대화 상생기구’를 사전에 구성할 필요가 있다. ‘범시민 대화 상생기구’를 운영하자면 합리적인 논의를 보장받아야 한다. 합리적 논의를 위해서는 환경부 결정에 따른 대응방안과 로드맵 등을 사전에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을 존중하며, 관련된 모든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로드맵 일정을 반드시 준수하고 필요시 끝장토론을 하는 등의 다양한 논의의 원칙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향후 광교정수지 유량 및 3급수 이상 수질은 반드시 유지하여 언제든지 비상취수원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갈등은 많은 사회적 비용지불과 공동체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환경부의 합리적인 결정과 수원 지역사회의 거버넌스 지혜를 기대해 본다.

 

이재준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수원시 전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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