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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메인스폰서 없어 재정 자립 위기”

수원FC “메인스폰서 없어 재정 자립 위기”

 

시금고 IBK 등 이익 거뒀지만 문화체육 발전 모르쇠 일관
지역지원 찾기 어려워… 타지 빠져나가는 ‘역외유출’우려

이상훈 기자  |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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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02일  21:47:19   전자신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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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축구단인 수원FC가 오는 5일 2017 K리그 클래식 시즌 첫 경기를 갖고 클래식 재승격을 향한 도전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올해 역시 수원지역 기업들은 안정적인 구단운영을 위한 ‘메인스폰서’ 참여나 후원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수십여년 째 시금고를 맡고 있는 IBK 기업은행 뿐 아니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부당 지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전기와 수년째 수원 본사 이전을 미루고 있는 향토기업 SKC, 대규모 용도변경으로 ‘수천억원’의 기대이익을 거둔 KCC는 물론 롯데, 한화 등 유통기업과 수원 대형개발사업에 선정된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과 LH 등 공기업까지 모두 수원에서 이익창출에 혈안이 돼 있지만 지역문화체육 발전에는 나몰라라하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향토기업인 SKC는 이목동 대규모 공장부지 개발 이후 당초 지난 2011년 1월 시청 상황실에서 서울 본사의 수원 이전 등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 2014년 7월까지 수원 정자동 SKC 수원사업장에 300억 원을 들여 기존의 첨단기술중앙연구소 증축 등을 약속했지만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이전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SK케미칼 평동공장 또한 복합쇼핑몰 등 유통업 관련 부지로 낙점되면서 ‘수천억원’의 기대이익을 올렸다는 평가다.

KCC 역시 수원 서둔동 296-3번지 일원 27만741㎡부지의 KCC 수원공장을 이전하고 상업과 업무, 주거의 복합단지 개발을 위해 지난 2008년 시에 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용도지역변경을 제안해 시는 지난 2010년 3월 1종지구단위계획 상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과 함께 롯데몰 입점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SKC나 KCC 등과 함께 ‘삼성로’까지 갖춘 삼성전자·전기와 ‘수원갈비’ 대표주자 가보정 등도 명성을 떨치는 것과 달리 지역문화체육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후원 등에는 모르쇠로 일관, 향토기업임을 무색케하고 있다.

롯데와 AK, 한화, 이랜드 등 유통업계와 건설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우여곡절끝에 개점한 수원역롯데몰은 물론 AK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NC백화점 등 국내 굴지의 유통공룡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면서 애꿎은 시민들만 교통정체와 통행불편 등을 감수하고 있지만 지역 유통업계들 또한 수원FC ‘메인스폰서’ 참여 등은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운영권자 선정 문제로 감사와 법정다툼으로 비화된 ‘수원컨벤션센터’ 운영을 놓고 맞붙은 코엑스와 킨텍스는 물론 옛 수원연초제초장 부지의 개발 추진과 함께 막대한 견본주택 임대수익을 올리는 KT&G나 1963년 첫 시금고 지정이후 올해 2조4천억원의 시예산을 운용하는 IBK기업은행, 7조원대 군공항이전 사업 참여를 추진중인 LH 등 공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오피스텔 등의 분양을 위한 불법 광고물 설치로 수억원대의 과태료를 납부하면서 이윤창출에 혈안이 돼 도시미관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행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이권혈투’와 달리 지역 문화예술체육 등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찾기 어려워 시에서 창출된 경제적 이윤과 부가가치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역외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수원FC의 후원사 현황 자료 확인 결과 지난 해 헴멜 등 44곳(공식후원사 19곳, 지역후원사 25곳)에서 8억여원을 후원했지만 올해는 헴멜 등 38곳(공식후원사 19곳, 지역후원사 21곳)에서 5억7천여만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험멜, 농협수원유통센터, 수원상인연합회 등 지역 소상공인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달리 수원에서 수익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시민 박모(52)씨는 “수원FC를 지원하겠다고 지역 소상공인까지 발 벗고 나서는데 시와 시민들을 상대로 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아몰랑’만 하고 있다는 게 비난을 넘어서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싶은 심정”이라며 “지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기업이라면 지역문화체육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FC 관계자는 “‘메인스폰서’가 아직 없다보니 좋은 성적과 직결된 선수영입부터 구단 재정 자립까지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하루빨리 수원FC도 ‘메인스폰서’가 생겨서 구단 운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삼성, SK, IBK 기업은행, 한화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메인스폰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들 때문에 아직까지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 안타깝다”며 “‘메인스폰서’와 관련해 시는 물론 시민들의 바람이 큰 만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상훈·박국원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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