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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이재준(前= 부시장, 위원장, 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대통령 선거 공약과 도시정책 - 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수원시 제2부시장

대통령 선거 공약과 도시정책 - 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수원시 제2부시장

 

이재준 2016년 11월 24일 목요일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다. 도시의 미래는 5년마다 치루는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어떤 정책이 발굴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도시정책은 196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된 이래 총체적인 경제난국과 정책현안이 되는 문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진화되고 변화되어 왔다. 현재 우리는 1990년대까지 약 10%내외의 고도 경제성장 시대에서 현재는 약 2.9% 내외로 추락해 저성장 시대에 살고 있다. 또한 1960년에 불과 39.1%였던 도시화율이 현재는 92%까지 상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국민 대부분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저성장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토대로 정치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최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20년간의 주요 도시정책을 보면 향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고려되어야 할 도시정책 방향을 그려볼 수 있다.

첫째, 김대중 정부의 주된 도시정책은 개발제한구역 해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도시관리 정책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지정 당시 국토면적의 5.4%였던 개발제한구역을 3.9%로 조정했다. 또한 1960년 이후 김영삼 정부에 이르기까지 급격한 도시의 양적팽창으로 발생한 다양한 환경문제와 난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국토와 도시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급격한 도시팽창으로 심각한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의 제2기 신도시를 건설을 추진했다.

둘째, 노무현 정부 주된 도시정책은 국가균형발전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행정수도를 비롯한 국가균형발전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분권, 분산, 분업 등의 3분정책으로 적극적인 지방분산ㆍ분권정책을 추진했다. 즉,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일련의 지방도시 개발정책을 통하여, 수도권 소재 각종 기관ㆍ기업의 비수도권 이전을 유도해 수도권 일극체계를 다핵·분산형으로 추진하고자 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하여 국제경쟁력이 있는 지역거점을 육성하면서, 각 도시별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등의 정책 공모사업을 추진해 지방도시의 과소화와 쇠퇴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셋째, 이명박 정부의 주된 도시정책은 광역주의와 광역경제권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부운하를 비롯해 광역경제권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기초생활권(164개 시·군), 광역경제권(5+2권역), 초광역개발권(4+α권역)이라는 3단위의 계층으로 구성된 광역경제권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전봇대로 상징되는 핵심규제 개선과 함께 수도권규제 완화, 산업단지내 모든 공장입지 규제 폐지,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등의 규제 완화정책을 가속화했다. 아울러 환경 보전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정책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넷째, 박근혜 정부의 주된 도시정책은 국민행복생활권과 도시재생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과 창조경제 실현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지역희망(HOPE), 지역특화발전 등의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했다. 또한 도시쇠퇴를 국가차원의 문제로 보고 기존의 재개발·재건축사업 등의 민간주도 개발사업에서, 국가의 지원과 지자체, 주민, 시민단체가 협업할 수 있는 도시재생으로 도시정책을 전환하여 정책 공모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추진된 20여년 도시정책은 정치적인 이념에 따라 이전 정부의 도시정책을 적절히 계승 발전시키기도 했지만, 철저히 부정하여 새로운 정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 정책적인 손실도 있었지만 정책 전반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급격한 도시성장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적인 국민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역대 정부별 도시정책을 토대로 시대상황과 국민의 욕구에 적합한 향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고려되어야 할 도시정책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할 수 있다.

먼저 이번 유엔 해비타트III(2016) 세계총회에서 주창된 바와 같이 차별이 없고, 소외된 계층을 포함한 모두가 접근 가능하며, 재분배를 통해 혜택은 동시에 나누는 포용도시 정책으로 보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변화를 도시 생활공간에 적극적으로 접목시켜 지능형 스마트 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아울러 도시정책의 핵심인 지방정부와 시민들이 직접 도시정책을 제안하고 집행하는 거버넌스형 국민참여 시스템은 물론 지방자치와 분권차원에서 도시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수원시 제2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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