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독일에서 보낸 반성문 “내 탓이요”
황영민 2016년 11월 15일 화요일
남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위대한 국민이 이뤄낸 평화로운 명예혁명 앞에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뿐”이라며 착찹한 심경을 토로했다.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남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에 모인 100만 국민이 한 목소리로 외친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라는 말이 맞다. 우리 정치는 아직도 삼류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20여 년 정치를 하며 보수의 혁신과 성공을 위해 한 길만을 걸어왔다고 자부했지만, 보수정권이 나라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한 참담한 현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다”며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지 않았다는 것, 친박 주류가 아니었다는 것이 결코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깊이 반성한다”고 적었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잘 돼야 국민도 나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흔들릴 때마다 지켜달라고, 도와달라고 국민께 호소했다”면서 “하지만 그런 국민의 마음에 깊디 깊은 배신의 상처만 안겨드렸다”고 털어놨다.
남 지사는 “어려움이 생기면 국민들께서 또 기회를 주시겠지라는 안이함으로, 반성과 혁신의 약속은 매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다”며 “지금 이 국면에서 차마 또 다시 용서를 구할 염치조차 없다. 이제 남은 일은 단 한 가지, 국민의 뜻을 고스란히 받드는 것이며, 국민의 용서도 그런 연후의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은 ‘비우고 내려놓지 않으면 새 것을 채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셨다”며 “지금 이 죄인된 심정을 밑거름 삼아 저부터 비우고 내려놓겠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국민의 마음과 뜻으로 채워놓겠다”고 읍소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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