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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 신화는 과연 진실일까?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과연 진실일까?
입력 2016.09.18 (16:25)인터넷 뉴스| VIEW 20,734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과연 진실일까?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이 끝없이 급등하고 있다는 기사와 통계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뉴스가 쏟아져나오자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일단 오르면 다시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점점 더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끝없이 오르기만 할 뿐 떨어지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일종의 착시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업자들이 발표하는 집값 통계는 집주인들이 팔고 싶어하는 희망가격이 과도하게 반영되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공신력이 있는 통계라도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과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오른 특정 시기만 떼어내 비교하면 실제 집값 상승폭보다 더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인다. 특히 가격이 급등한 특정 아파트 단지의 시세만 부각시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부동산 통계를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통계는 국민은행 부동산 가격 지수와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감정원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호가가 배제된 실제 거래 가격이어서 더욱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2006년 1월 아파트 가격을 100으로 놓은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는 2008년 6월에는 142.6으로 치솟았다가 2008년 12월에는 116.7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안전자산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단 6개월 만에 평균 18.2%나 하락한 것이다.


물론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대외적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동산이 '불패의 신화'라고 불릴 만큼 어떠한 악재에도 끄떡없는 안전한 자산은 전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정부는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융단폭격처럼 퍼부었다. 그 결과 2009년 9월에는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144.6으로 회복되었다. 

그러나 정부가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아파트 가격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였다. 더 이상 실효성 있는 부동산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2010년 이후 아파트 가격은 서서히 하락을 시작해 2012년 12월에는 122.9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3년여 만에 15%가 떨어지면서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거의 끝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기 시작하자 부동산 시장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한국은행은 연 3.25%였던 기준금리를 2012년 7월부터 지속적으로 인하해 2016년 6월에는 연 1.25%로 끌어내렸다. 

더구나 2014년 8월 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크게 완화한 것이 부동산값 반등의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다. 이 같은 규제 완화가 금리 인하와 결합되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2014년 7월 129.5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는 2016년 5월 147.6으로 치솟아 올랐다. 2009년 144.6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전 고점을 회복한 것이다. 그나마 지수 상으로 전 고점을 회복했을 뿐 아파트 보유비용을 감안하면 2009년에 집을 산 사람 중에는 아직도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번 집값 상승은 과거와 달리 시장의 힘만으로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는 점에서 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집값 상승 이면에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었던 천문학적인 양적 완화와 역사상 최저 수준의 초저금리 정책, 그리고 LTV, DTI 규제의 파격적인 완화가 있었다.

만일 집값을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던 천문학적 양적 완화나 초저금리 정책, 또는 부동산 규제 정책 중 단 하나만 흔들려도 지금의 집값이 유지될 수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단지 집값만 회복되었을 뿐 2008~2009년의 부동산 시장에 비해 2016년의 부동산 시장은 훨씬 취약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부풀려 시장의 불안요인을 더욱 키우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이 잘못된 신호를 읽고 무리하게 빚을 지고 주택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소중한 자산을 잃지 않도록 당국이 적절한 시그널을 주는 것도 시급하다.
  • 박종훈
    • 박종훈 기자
    • jonghoon@kbs.co.kr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346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