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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시대’ 희비 갈린 잠룡들 손익계산서반기문 부양론? “아직 모른다”

‘이정현 시대’ 희비 갈린 잠룡들 손익계산서반기문 부양론? “아직 모른다”

최현목 기자  |  chm@ilyosisa.co.kr

승인 2016.08.16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 결과는 잠룡들의 희비를 갈라놨다.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한번 부상한 반면, 비박계 지원에 나섰던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타격을 입게 됐다.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등 다른 비박계 여권 잠룡들도 김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처럼 다소간 대권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황. 이대로 판세는 기울은 것일까.

   
▲ (사진 왼쪽부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이정현 신임 대표가 당선됨에 따라 여권 대선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당 대표는 대선주자들의 ‘킹메이커’ ‘페이스메이커’라는 측면에서 대선을 앞두고 중요도가 높다. 그런 자리에 골수 친박 인사가 앉게 됨에 따라 비박계 입장에선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선상 반란’을 기대했던 비박계는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비박계 비상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권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가는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올 연말 이후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보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존재한다. 북한 문제에 일가견이 있는 반 총장이 내년 초부터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군불을 지피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노선과 일치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이 신임 대표의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효과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단 대북 노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친박계는 ‘대구·경북(TK)-충청-호남’을 잇는 삼각 연대가 가능해졌다. 이에 친박계는 반기문 카드를 조기에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TK는 새누리당의 텃밭이다.

현재 친박계 실세라는 최경환 의원이 구심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4·13 총선 당시 ‘진박 감별사’로 활동하며 TK 지역 정리에 나선 바 있다. 총선이 끝난 후 지난 6월경에는 TK 지역 의원들과 잇따라 오찬을 가지는 등 세력 다지기에 힘써 왔다.

전대 전 정가에서는 ‘TK-충청 연대론’이 흘러나온 바 있다. 최 의원의 TK와 반 총장의 충청이 힘을 합쳐 반 총장의 당선을 이끈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연대론을 그저 흘려들을 수 없었던 이유는 충청에 또 다른 친박계 실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잇단 공천 개입 파문으로 몸살을 앓은 윤상현 의원은 충청지역 유력 인사들의 모임인 충청포럼의 회장이다. 지난 1월경 그는 충청포럼의 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1대 회장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다. 윤 의원의 행보 또한 반기문 대망론과 닿아 있다.

지난 6월경 윤 의원은 서울 청구동에 위치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의 자택을 찾아 반 총장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 당시 윤 의원은 언론을 통해 “반 총장이 무척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는데 JP 어르신과 내가 서로 의견의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한 바 있다.

기존 TK-충청 연대론에 이 대표의 호남까지 더해 삼각편대를 이뤘다. 이 대표는 전대가 있기 전 치러진 수도권 합동연설회서 “호남 출신 유권자의 20%를 끌어 올 자신이 있다”고 연설한 적 있다. 이는 대선에서도 유효한 주장이다.

TK-충청-호남이 연대한 가운데 이 대표가 호남에서 표를 끌어올 수 있다면 야권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동시에 잃어버린 수도권 표심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반 총장의 당선까지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TK-충청-호남’ 편대에 웃는 반
제동 걸린 5명의 반격 카드는?

반면 단일화에도 친박계에게 힘에서 밀린 비박계는 대선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특히 주호영 후보 지원에 나섰던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김 전 대표의 경우 민생투어 차 배낭여행을 떠나면서 비박계의 당권 장악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

전대가 있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민생투어를 마치고 서울에 있는 자택에 도착해서는 “주호영 후보가 당 대표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의 TK의원 면담에 대해 “전대를 앞두고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 전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대 하루 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주 후보와 조찬회동을 가진 오 전 시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저희도 함께 힘을 모으겠다”며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주 후보가 낙선함에 따라 두 사람의 대선 행보 또한 흔들리게 됐다. 특히 전대 막판에 박성중 의원 측의 ‘비박계 오더 문자’까지 적발되면서 혁신을 외치던 비박계는 명분을 잃었단 진단이 나온다. 박 의원은 친김무성계로 통하는 만큼 김 전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대표가 ‘오더 문자’로 곤욕을 치렀다면 오 전 시장은 ‘갈지자 행보’로 구설에 올랐다. 오 전 시장은 최근까지도 친박계 대선주자로 분류되던 인사. 그랬던 오 전 시장이 갑자기 ‘정치적 배경’이 다른 비박계 주 후보 지지에 나서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두 계파 사이에서 정치적 이익을 따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대선주자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오히려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아 당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중요한 순간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가진 정치적 무게를 생각한다면 이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당내에서 ‘보수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가 친박계와의 대결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남경필·원희룡 지사의 행보에도 당분간 지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비박계 단일화가 이루어지기 전, 정병국 의원이 유력 당권 후보로 떠오르면서 남·원 지사의 몸값 또한 동반 상승한 바 있다. 과거 ‘남·원·정’이라 불리며 쇄신 이미지를 공유해온 세 사람이었기에 정 의원이 당선은 나머지 두 사람의 대권행보를 앞당길 수 있는 카드였다.

그러나 결국 정 의원은 주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두 사람의 대선 행보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남·원 두 사람은 주 후보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섰지만, 주 후보가 이 대표에게 1만 표가 넘는 차로 낙선했다. 특히 남 지사의 경우 1년여 전부터 공개적으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왔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탈한 김무성

타격을 입은 비박계 잠룡들은 당분간 민생 행보에 집중하며 기회를 엿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가운데 대선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 연말부터 인지도 상승 전략의 일환으로 친박계와 청와대를 상대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울 공산이 커 보인다. 이 대표가 계파 청산을 선언했음에도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때를 기점으로 분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모습이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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