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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콘크리트 지지층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인데'

 

새누리 콘크리트 지지층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인데' -

일반 유권자 인식과 괴리…친박, 당 주도권 계속 쥐고 가나?

김유리 기자 yu100@mediatoday.co.kr  2016년 04월 18일 월요일



새누리당 내홍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당안에서는 친박계를 넘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원유철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거센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를 선택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18일 현재 공식적인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표회의 등 회의를 사흘째 열지 못했다. 지난 14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김무성 대표와 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사퇴하고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세운 것이 전부다.

당 내에서는 원유철 비대위원장에 대한 선거 참패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용비어천가로 수평적 당청관계를 포기하면서 관리형 지도체제만이 새누리당의 갈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그런 지도부 인사를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현 위기 국면에서 새누리당과 대통령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그분들이 어떠한 처신을 해야 될 것인지 그건 국민들이 상식선에도 그분들이 맞춰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친박계를 향한 사퇴 직격탄이다.

 

▲ 원유철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장실에서 진행된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정두언 의원은 같은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원유철 비대위원장을 향해 “권력을 위해 입 안의 혀처럼 군 사람”이라며 “그래가지고 새누리당에 무엇을 기대하겠나.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느냐. 한번 간신은 영원한 간신”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질문에 정두언 의원은 “지금 우리 지도자는 모든 책임을 밑으로 돌리고 있다. 지도자가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도 소신껏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겠나”면서 “우리 지도자가 권력자가 아니라 책임자가 될 때 일이 풀리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부터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에 책임지지 않고 ‘마이 웨이식’ 국정운영을 계속해나가다가는 당내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총선 참패 후 날아든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도 성적표는 더욱 암울하다. 여론조사 기관인 알앤써치, 리얼미터, 한국리서치 등이 이날 일제히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을 하락에도 모자라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지지율 1위를 내줬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4~15일 19세 이상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휴대전화 62%+유선전화 38%, 신뢰수준95%, 표본오차 ±3.1%) 새누리당 지지율은 7.3%포인트 하락한 27.5%를 기록해 19대 국회 출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20%대로 내려앉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고정 지지층 이탈을 막지 못한 채 집권 후 최저치인 35.1%로 하락했다.

이번 총선 참패 결과의 원인을 두고는 새누리당 지지층과 일반 유권자 사이의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오늘이 R&B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98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신뢰수준95%, 표본오차 ±3.1%, 최초보도 일시 4월 18일, 중앙선관위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반 유권자 47.7%는 새누리당 참패 원인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꼽았다.

친박계 입장에서 공천 칼날을 휘둘렀던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17.4%로 3위를 차지했다. 비박계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6%, 유승민 무소속 의원은 6.4%로 각각 나타났다. 막말 논란과 진박 감별사 등으로 활동했던 윤상현 무소속 의원(0.9%)과 최경환 의원(2.2%)의 책임론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책임론은 10%대로 떨어진다. 이 질문에 응답한 새누리당 지지층의 답변을 분석해 보면 총선 참패 책임은 김무성 대표(30.4%)와 이한구 전 위원장(29.1%)으로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 책임을 지적한 응답은 17.9%로 3순위에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당내 우군으로 든든하게 받쳐준 것이다.

지난 총선 당시 만났던 새누리 지지자들은 줄곧 “박근혜 대통령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밑에 사람들이 잘 못하는 것”이라며 잘못을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관위원장으로 돌렸다.

정호성 R&B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층이 일반 시민과 큰 괴리를 보인 것”이라며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박 대통령은 가려져 있고 주로 TV에 나왔던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이나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행위가 부각되면서 부정적 평가가 두드러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정당 지지율 하락 국면을 맞고 있지만 친박 중심의 당 운영을 계속해 나갈 경우 집권 여당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을 든든하게 뒷받침 할 수 있겠지만 일반 유권자와 거리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친박계 원유철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안팎의 책임론 제기에도 불구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난 민심의 파도에서 난파선 키는 누군가 잡고 있어야 한다”고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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