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현역 물갈이論 - (... 최근 여론조사는 국민의 41.7%가 현역의원을 뽑아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영재
발행일 2016-02-12 제12면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역사적 명저를 남긴 막스 베버는 '참여파 교수'였다. 그는 독일이 1차세계 대전에서 패하자 민주당에 들어가 계몽활동을 하는 한편, 명성에 걸맞게 수없이 많은 곳에서 수없이 많은 강연을 했다. 그의 강연 중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강연은 특히 유명했다.
베버는 참다운 정치인이 되려면 '신념'이 있어야 하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베버는 정치인에게는 두가지의 길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를 위해 사는 길'과 '정치에 의해 사는 길'로 정치인이 정치를 '위해' 산다면 그 사람은 신념이 있는 정치인이고, 정치에 '의해'산다면 그 사람은 정치를 생활의 수단으로 하고 있으므로 '정치꾼'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베버는 신념 윤리없이 책임 윤리만을 가진 정치가를 최악의 정치인으로 보았다. 베버는 강한 신념에 기반을 둔 책임 윤리를 말한다.
베버가 이런 주장을 한 게 벌써 100년 전이다. 베버의 주장에 따라 우리 정치판을 돌아보면 '정치꾼'이 너무도 많다. 지난해 10월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행정연구소 부설 정부경쟁력연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회의원은 1인당 국민소득의 5.27배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일본·이탈리아에 이어 셋째로 높은 수준이다. 의원 보수와 견줘 볼 때 우리 국회가 법안 발의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올해 국회의원 연봉은 지난 해보다 2% 오른 1억4천24만원이다. 이래서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직업이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가문의 영광이라는 장관직을 스스럼없이 내 던지는 것을 보면 최고의 직업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무노동 무임금이 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직업도 '국회의원' 밖에 없다.
이제 꼭 두달 후면 '입법 효율성이 낮고, 지나치게 지역 이익만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최근 여론조사는 국민의 41.7%가 현역의원을 뽑아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물갈이' 바람이 거셀 것이란 뜻이다. 이젠 정말 가성비 높은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사실 게으른 '정치꾼'이 양산되는 것은 저들보다 뽑아 놓고, 감시를 게을리한 우리의 책임이 더 크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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