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e편한세상 대신' 청약경쟁률 129대 1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미달 사태
"전형적 침체기 현상…지역별로 차이 많아"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아파트 분양시장이 곳곳에서 청약 미달 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세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청약 양극화는 전형적인 부동산 침체기의 현상인 만큼 아파트를 청약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청약이 반드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대구에서 분양한 두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한 반면 광주 북구에서는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를 빚었다.
대구 중구 대신동 일대에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대신'은 217가구 모집에 2만8074명이 몰리며 129.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수성구의 재건축단지 '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도 35가구 일반분양 모집에 5229명이 몰리면서 14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광주 북구에 분양한 '북구 국제미소래 임동2차'는 161가구 모집에 불과 36가구만이 청약했다. 미분양 물량이 무려 125가구(78%)에 달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구의 경우 입지 조건이 뛰어난 재건축 물량으로 선호도가 높은 단지였다"며 "앞으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계속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겠지만 그밖의 지역은 (성적이)저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의 경우 지난해 전셋값이 많이 올라 실수요자들의 매수가 활발히 이어졌다"며 "올해에는 입주물량이 많은데다 투자목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 들어가면 '청약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시장이 침체되면 선호지역과 비선호지역의 청약경쟁률이 나뉘는 '청약양극화'가 나타난다"며 "대구와 같은 지방 광역시에는 적극적으로 청약에 임하는 반면 기타 지역에는 관망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2월 설날 이후 분양물량이 늘기 때문에 이를 지켜봐야 올 상반기 분양시장 분위기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약경쟁률이 아닌 계약률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3분기(87.7%) 계약률을 보면 2분기(90%대) 대비 떨어지는 등 점차 높은 청약경쟁률이 계약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청약경쟁률이 높다고 분양시장이 열기가 있다고 단정짓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허 연구위원은 "청약 200만명 시대다. 청약자 중 상당부분 투자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웃돈에도 취득세를 매기게 됐는데 실제로 청약자 중 얼마나 계약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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