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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정치인생 4년3개월 - 서울시장 양보에서 새정치연합 탈당까지…

안철수의 정치인생 4년3개월 -  서울시장 양보에서 새정치연합 탈당까지…


"변화와 혁신으로 정권교체 이룰 정치세력 만들겠다"

등록: 2015-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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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안철수, 정치입문부터 탈당까지
13일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탈당선언을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사실상 정치권에 발을 딛었다. 2012년엔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다시 한번 양보하게 된다. 이 후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과 2015년 12월 13일 탈당까지 그의 정치인생을 그래픽뉴스를 통해 돌아보자. 2015.12.13 이희정 기자 hj1925@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

2015년 12월13일 오전11시. 국회 기자회견장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같은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지난해 3월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함께 창당했던 새정치연합을 "이제 떠나겠다"고 전 국민 앞에서 밝히는 내용이었다.

2009년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 출연, 2011년 '청춘콘서트' 등으로 안 전 대표는 젊은이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았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정치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대권 후보, 그리고 본인이 창당한 당을 떠나는 이 날까지 안 전 대표는 짧지만 그 누구보다도 굵게 정치를 겪어 왔다.

안철수 탈당 선언 "정권교체세력 만들겠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12.13 오장환 기자 ohzzang@focus.kr


안 전 대표가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리란 '말'이 무성했던 2011년 9월2일.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많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그동안 현실정치 참여 기회가 많았는데 계속 거부 의사를 보였던 것은 한 사람이 바꿀 수 없다는 일종의 패배의식 때문이었다"고 설명하며 "(출마) 결심이 서면 직접 말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대중들의 안철수 지지 현상은 돌풍 수준으로, 출마를 확정하기 전부터 여론조사에선 안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출마설이 나온 지 닷새 만에 안 전 대표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선언했다. 현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회동 뒤 "박 변호사는 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라며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

안 전 대표의 '희생'으로 다음 달인 10월26일,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7.2%p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직에 당선됐다.

굳은 표정의 안철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말해,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2015.12.13 박철중 기자 cjpark@focus.kr


이후 안 전 대표가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민 것은 2012년 대선 제18대 대통령 선거. 이 해 9월19일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운명'인 듯 정계에 입문, 대선 후보가 된 문재인 대표. 구태정치에 염증을 느낀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등장한 안철수 전 대표. 두 사람은 여권의 유일·초강력후보인 박근혜에 맞서는 야권의 '투톱'이었다.

야권의 승리를 위해 안 전 대표와 문 대표는 '단일화하겠다'고 말했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 오해와 불신이 쌓이며 협상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같은 해 11월23일, 안 전 대표가 대선후보를 사퇴를 밝히며 '사퇴 단일화'가 이루어졌다. 2011년 서울시장에서 보인 단일화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사퇴한 안 전 대표는 "다음 정부에서는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 여전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 대표는 낙선, 야권은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정론관 들어서는 안철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거취 관련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5.12.13 오장환 기자 ohzzang@focus.kr


안 전 대표는 4·24 재보궐 선거로 돌아왔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일 날 미국으로 향했던 안 전 대표는 80여일 만에 한국으로 귀국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갈라 대립하는 높은 정치 대신에 국민의 삶과 국민의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서울 노원병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결과는 득표율 60%의 압도적 승리였다.

이후 그는 같은 해 11월 말,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안 전 대표는 독자세력화를 추구했었지만, 결국 2014년 3월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밝혔다. 안철수·김한길 초대 공동대표 체제였다.

대표직은 오래가지 않았다. 약 4개월 뒤 있었던 전국 15곳에서 시행된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11:4라는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세이던 지역마저 새누리당에 자리를 내줬다.

다음 날인 31일, 안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재보궐 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안철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5.12.13 오장환 기자 ohzzang@focus.kr



2015년 2월, 안 전 대표의 '악연' 문재인 대표가 새정치연합의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안 전 대표와 문 대표는 갈등 관계를 계속 이어갔다.

지난 5월, 당 내홍에 시달리던 새정치연합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초계파 혁신기구' 구성을 발표했다. 문 대표는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안 전 대표를 추천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어 9월, "지금까지 당의 혁신은 실패했다"고 말해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누는 등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갈등은 갈수록 고조됐다.

안 전 대표는 9월8일, 당 혁신위원회와 관련해 "그만 정리하고 끝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엔 '지역별 전당원 혁신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그는 "혁신논쟁의 거당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국민의 관점과 기준에서 밤을 지새워서라도 당의 새 길을 찾는 '혁신끝장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던 문 대표에게 "당의 혁신문제를 대표의 거취문제로 바꿔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도록 만들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11월18일. 문 대표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공식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활로를 여는데 충분하지 않다"며 사실상 연대를 거부하고 '혁신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

계속되는 안 전 대표의 거부에 마음이 상한 문 대표는 "혁신위원회의 혁신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문 대표 또한 "전대는 해법이 아니다"라고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 거부'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표는 이달 8일, "총선을 앞둔 시기에 서로 대결하는 전당대회를 수락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전당대회에서 경쟁으로 끝을 내자는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결단코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문 대표가 사실상 결별하던 순간이었다.

탈당 선언 후 국회 나서는 안철수 전 대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공식 선언 기자회견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15.12.13 박철중 기자 photo@focus.kr 오장환 기자 photo@focus.kr


잠적했던 안 전 대표는 13일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앞서 전날부터 안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문 대표는 13일 새벽 안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아 안 전 대표의 마음을 바꾸고자 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서야 했다. 이들은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서로 전화통화를 하고 의견을 나눴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천명했다.

그는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 저의 부족함과 책임을 통감한다"고 국민을 향해 사과했다.

이어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못했고 야당조차 기득권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겠다"며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하다.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하느냐" "다른 신당에 합류하느냐"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 등 쏟아지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하고 굳은 표정으로 국회를 벗어났다.

 

김서연 기자 seo@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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