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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명박·이회창 정계로 이끈 `巨山`…김무성·서청원도 `YS 키즈`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에선 상도동계를 빼놓을 수 없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와 더불어 민주화의 양대산맥을 형성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권을 움켜쥐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데서 유래한 상도동계 계보는 현재 대한민국 정치 주역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도동계는 김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제창하며 대권에 도전할 때 형성돼 민주화 투쟁에서 동고동락했고, 김 전 대통령의 집권과 퇴임 후까지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상도동계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은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과 고 김동영 전 정무장관이다. 이들은 이른바 '좌동영, 우형우'로 불리는 상도동계 최측근 라인이다. 특히 김 전 장관이 최재구 전 신한국당 상임고문의 소개로 김 전 대통령과 만난 1960년은 상도동계가 태동한 시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을 누구보다 열망했지만, 1992년 대선을 불과 1년 남기고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대들 수 있는' 최측근 참모로 일컬어지며, 상도동계의 맏형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9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기 전 갑작스레 뇌졸중으로 쓰러져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상도동계의 또 다른 대표 인사로는 '조직의 귀재'로 불리던 고 서석재 전 총무처 장관과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있다. 

상도동계는 현재 정치권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물러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 정치를 좌우하고 있는 상당수 유력 인사들이 상도동계 계보에 이름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현재 여권의 유력 주자인 김무성 대표는 상도동계의 '막내'로 통한다. 김 대표는 상도동계가 동교동계와 함께 결성한 민주화추진협의회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1992년엔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을 역임했다. 문민정부에서도 대통령 민정비서관과 사정1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거쳤고, 1996년 15대 총선 때 여의도에 입성했다. 

여권 내 친박계 좌장으로 김 대표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도 '상도동계'에 정치의 뿌리를 두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이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문민정부에서도 정무 제1장관, 신한국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이 밖에 김덕룡 전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와 이병석·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대표적인 상도동계 인물로 꼽힌다.

상도동계는 아니지만 김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계에서 활동한 유력 인사도 상당수다. 한때 야당의 대권주자로 꼽혔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대표적이다. 진보개혁 성향의 교수로 강단에 섰던 그는 1993년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이어 문민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냈다. 

15대 총선 당시 개혁적 진보성향으로 분류돼 여당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민중당 소속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과감히 영입한 것도 김 전 대통령의 승부수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때 김 전 대통령이 당 총재로 있던 통일민주당 후보로 부산 동구에 나가 배지를 달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 때 김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했지만, 정계에 첫발을 내딛게 한 인물은 바로 김 전 대통령이었다. 이 전 대통령도 1992년 14대 총선 때 민자당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통일국민당을 창당하자 김 전 대통령이 현대가(家)에서 '샐러리맨 신화'의 상징인 이 전 대통령을 영입해 맞불을 놓은 것이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김 전 대통령이 발굴한 대표적 정치인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당시 이회창 대법관을 감사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국무총리직까지 맡겼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 직전에는 신한국당 선거대책위 의장으로 영입해 정계 입문을 도왔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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