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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이재준(前= 부시장, 위원장, 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경기인터뷰]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 - “도시 공간구조 백년대계… 시민과 함께 밑그림”

[경기인터뷰]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 - “도시 공간구조 백년대계… 시민과 함께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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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31 저작권자 © 경기일보

대학 강단에 섰던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은 전국 지자체 중에서 최초의 제2부시장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지난 2010년 10월 지방행정체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인구 100만명 이상 기초자치단체는 2급 부시장을 한명 더 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2011년 2월 취임한 이부시장은 도시정책실, 안전교통국, 환경국, 전략사업국을 진두지휘하며 지금까지 수원시 공간구조 개편과 각종 개발 사업을 총괄해오고 있다. 정무부시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협성대 도시공학과 교수였던 이 부시장은 전문가로서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원시정의 한 축을 맡아 광교신도시 조성, 군 공항 이전, 서수원 개발 등 굵직굵직한 현안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수원시의 공간 구조 개편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조대왕의 화성 축성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도시계획이 이뤄진 수원이지만 늘어나는 인구와 다양한 행정수요 등에다 수원의 동-서간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수원시의 도시정책은 장기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부시장의 활동은 단순히 공무원들을 지휘ㆍ감독하는데 그치지 않고 있다. 이 부시장의 집무실이 각종 자료와 책들이 어른 키 높이 만큼 높게 쌓인 이유이기도 했다.

끝없는 고민을 통해 수백년 앞을 내다보는 수원시 도시정책을 마련하는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인터뷰 동안 이 부시장에게서 강한 소신이 느껴졌다.


Q 학자에서 공직자로 신분이 바뀐지 횟수로 5년째로 제2부시장으로 수원시 밑그림을 그려왔다. 학자일 때와 공직자로서 수원시를 바라봤던 시각이 다를 것 같다.
A 한국토지주택공사 연구원으로 7년, 대학교수로 10년간 이론을 연구하고 이를 주장해왔다. 또 시민사회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15년 넘게 활동하며 이론을 현실에 접목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행정가로 5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그동안 배우고 연구한 학문과 경험을 실제 행정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책에 활자화되고 학자의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을 실제 사회 속에 구현할 수 있었던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행정을 이끌어가면서 느낀 점이 많다. 강단에서 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막상 실천하려니 쉽지 않았다. 사람과 행정, 예산 등에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많았고, 무언가를 실체화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구나’ 라는 교훈을 얻었다.

또 세상을 바꾸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공직자, 시민사회, 일반시민이 지혜를 모아 같이 끌고 가는 것이 진정한 행정이고 정치이며 혁신이다.

Q 민선 5기에서 6기로 넘어오면서 수원시의 숙원사업이었던 군 공항 이전이 확정됐다. 군 공항 이전이 수원지역사회에서 갖는 의미는.
A 수원은 정조대왕의 신념을 바탕으로 조성된 계획도시이다. 군 공항 이전을 통해 또 한 번 발전한 형태의 계획도시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수원의 100년 미래는 서수원에서 시작되리라고 본다. 인구 130만 대도시로서의 발전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일종의 도약이 될 것이다.

Q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청사진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군 공항 이전 후 개발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시가 추진하는 마스터플랜의 실현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가능성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A 수원 기지 종전부지는 661만1천㎡ 규모로 환경 친화적 문화가 기반이 되는 스마트 폴리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통팔달 수원의 지리적 이점을 고려해 볼 때 첨단사업, 생태주거단지,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수원 군 공항 이전은 6조9천억원 이상 대규모 사업비가 소요되며, 시 재정여건 및 사업의 실행력 강화 등을 고려해 민간자본을 유치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안정적 추진이 가능한 민간 사업자를 내년 상반기 중 선정할 계획이다.

이런 역사적 과업을 완수하려면 무엇보다 수원시민의 성숙한 의식과 건전한 정치적 역량의 결집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재원조달과 세밀한 계획을 통해 시민의 염원인 군 공항 이전을 실현시키겠다.

Q 수원시는 1번 국도를 중심으로 동서축으로 나눠 서수원은 항상 개발 정책에서 소외돼 있었다. 서수원 발전을 위한 구상이 있다면.
A 먼저 서수원 3천305만여㎡ 공간을 첨단산업기반·문화·환경이 갖춰진 구조로 재편하여 수원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 기반 마련할 계획이다. 또 수원 군 공항 종전부지는 IT·NT·ET·BT 산업과 연계한 첨단과학연구단지로 조성되고 대규모 문화공원·박물관 등이 갖춰진 고품격 생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여기에 서수원 생활권에 집중된 공공기관 종전부지를 농업테마공원·친환경주거단지·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여 서수원권에 부족한 인프라시설 구축하고자 한다. 입북동 R&D 사이언스파크 조성을 통해선 서수원에 미래성장동력산업을 집중 배치해 수원 스마트폴리스와 연계, 서수원 남북 발전축을 형성할 계획이다.

이로써 첨단기술, 환경, 문화 등의 테마가 공존하는 미래지향적 도시발전으로 동·서지역 균형발전 도모 및 수원 100년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평소 거버넌스를 행정에 도입, 다양한 구성원간 네트워크를 통한 갈등 해결, 정책 수립, 협력 관계 조성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수원시의 거버넌스가 갖춰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그리고 이 같은 거버넌스를 현장 행정에 어떻게 도입하고 있는지.
A 수원시 행정의 중심가치는 거버넌스다. 정책 수립과 갈등, 조정과 협력의 선순환 행정을 펼치려면 시민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 행정이 필요하다.

수원시에서 거버넌스를 행정에 도입한 사례는 크게 5가지가 있다. 정책을 제안하는 좋은 시정위원회, 주민들이 예산을 직접 결정하는 주민참여 예산제, 시민들이 직접 도시를 계획하는 도시계획시민계획단을 마련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집행하는 마을 만들기사업을 추진중이며 시민 배심원제를 운영해 갈등을 조정하고 있다. 특히 도시계획시민계획단의 성과에 주목할 만하다.

2030 도시기본계획, 롯데쇼핑몰 개점, 수원컨벤션센터 건립 등 시민들이 직접 수원의 도시정책을 이끌었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와 노면 전차 도입에 관해서 오는 10월 다시 한번 시민계획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비롯된 더 성숙한 의견들이 많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계획시민계획단은 도시정책시민계획단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활동영역도 확장된다. 여러 도시정책에 대한 시민의견 수렴은 물론 숙의적 결정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시민계획단은 서울시 등 국내 40여개 도시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관 주도의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계획하고 운영하는 거시적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Q 수원시 제2부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이 있다면. 그 이유는.
A 그동안의 성과를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환경부, 국토부, 행자부 등 중앙부처에서 200여개 이상의 상을 받았는가 하면 UN해비타트 도시대상과 국제 ITDP 지속가능 교통 특별상 등 해외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 시민계획단 등 거버넌스 정책을 인정받은 결과, 초등학교 4학년 국정 사회 교과서에 수원시 사례가 등재되기도 하였다. 부시장이기 이전에 수원시민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울러 중국, 태국, 베트남, 칠레, 브라질 등 많은 국제 도시로부터 초청을 받아 거버넌스 행정 실천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염태영 시장뿐 아니라 공직자와 시민들이 새로운 변화에 관한 신념을 갖고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이다. 개인적으로는 학자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하고 믿어왔던 시민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행정의 가능성과 전망에 대한 격려와 응원이라는 생각도 든다.

Q 도시계획 및 공간구조 전문가로서 앞으로 수원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A 수원은 200년 전 수원화성 축성 이후 최대 규모 사업인 군 공항 이전 사업의 확정, 수원컨벤션센터 건립, R&D사이언스 파크 조성, 수원역 정비 등 동·서, 신·구도심의 균형발전 계기가 마련되면서 외형적으로 도시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는 시민계획단과 마을계획단으로 대표되는 시민참여형 도시계획이 자리 잡아가면서 주민자치 도시로서의 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수원의 내외적 팽창과 성장이 더욱 내실을 다진다면, 수원을 넘어 대한민국에 뿌리내리는 도시정책의 표본이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도시를 꿈꾼다. 그 오랜 염원이 수원에서 시작하여 대한민국에 뿌리내리기를 다시 한번 꿈꾸고 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우리 수원시가 현재 그리는 200년 청사진을 기초로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멀리 가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주민자치 도시로 나아간다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수원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김동식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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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력 : 포항고등학교 졸업,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주요경력 : 한국토지주택공사 연구원(정책 및 기술개발), 협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주요활동 : 수원시 정책자문위원회(도시계획 정책자문),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도시계획 심의),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자문위원회(환경분야 자문), 국토해양부 토지이용규제심의위원회, 행정안전부 녹색성장자문위원회, 수도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주요저서 및 논문 : 녹색도시의 꿈, 국토 어메니티 평가지표 개발, 도시가 미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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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기자 ds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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