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메르스 관련 휴업 사태에도 정치적 언어 행위 -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의원

[사설/칼럼]- 메르스 관련 휴업 사태에도 정치적 언어 행위 -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의원
크승인 2015.06.17

 

 

명심보감의 언어편에는 ‘세 마리의 호랑이 입은 두렵지 않으나, 사람의 마음이 두 가지 일까 염려 된다’는 구절이 나온다. 현재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정리되지 않고, 사실 관계의 확인이 불가한 각종 자료와 유언비어로 넘쳐나고 있다. 세 마리의 호랑이의 입보다도 더 공포스럽고 무서운 두려움과 퍼나르기식 메르스 괴담은 가정과 학교, 우리의 사회 곳곳에 침투하여 안정된 삶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미래의 희망이며 나라의 기둥이 될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리더들은 국가 비상사태로까지 비약되어 있는 현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6월1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메르스 사태 첫 10대 환자 발생에 즈음하여 메르스 감염 학생의 소속 시도를 경기도 00시의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경솔하게도 서울시의 학생일거라는 추측성의 언급을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사실 관계의 혼란을 자초하였다.

학교가 수업을 중지한다는 것은 학교 비상 상황 중에 마지막 직전의 단계에 놓이는 급변 사태라 하겠다. 학교 휴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냉정이 성찰하여 보면, 첫째, 학교 휴업의 사전, 사후 지침 모두 학교장의 자율에 맡기는 듯한 교육행정 행위로 인하여 학교장에게 무한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감독 관청들의 보신주의적 면모를 보여 주었다. 메르스 관련 상황이시작된 5월26일에서 8일이 경과된 6월4일에서야 비로서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메르스 관련 휴업 실시 및 재실시 결정 기준(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였다.

또한 학교장이 최종 휴업 결정 판단을 하기까지의 절차와 과정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고, 교직원 회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휴업을 확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에서 확진자, 감염자, 격리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대다수의 학부모의 강력한 요구가 있을 경우에도 휴업을 실시하라는 기준을 하달해 학교 단위는 휴업 결정을 할 수 없었다.

둘째, 메르스로 인한 휴업의 중대 사태 중에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적전 분열 상황이 학교 현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20조 제1항에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의 학교 회계직 복무 지침 공문에는 ‘학교 회계직의 의견을 존중하라’고 명시하고 있어 비상 상황에서도 법률상 보장되어 있는 학교장의 교직원 관리의 임무와 책무를 제한하고 있다.

셋째,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한 7개 지역 학교의 메르스 관련 일제 휴업 종료에 즈음하여서도 정치적 함의와 제스처가 암암리에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휴업 종료의 명분으로 ‘메르스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데 다만 교육과정 운영상 수업 결손 방지와 법정 수업 일수 확보에 있으며 또한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학부모들의 휴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에서는 메르스 여파로 휴업한 학교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며 ‘휴업 일수가 15일을 넘으면 법정 수업 일수 감축을 허용한다’는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휴업을 종료하면서 ‘학교는 메르스와 무관하기에 수업을 재개해도 된다’는 WHO의 권고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는 주장 부분에서는 권위 있는 세계적 기관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지 여론에 주목하기만하는 정치적 모색으로서의 언어적 수사로 보여진다.

메르스로 인한 휴업으로 학생이 없는 학교는 불행하다. 우리 모두의 지혜와 긍정 에너지의 창조적 결합으로 조속히 세계 최초 메르스를 정복하고 종식하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이면서 밝고 환한 미소로 학생들이 교정 가득 뛰어놀며 공부하는 행복한 학교가 임하기를 기원해 본다.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