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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이전 후 텅텅 빌 효원로...상인들 "차라리 문 닫는게 낫다"

도청 이전 후 텅텅 빌 효원로...상인들 "차라리 문 닫는게 낫다"
식당 등 매출 곤두박질 우려...부동산 시세 폭락도 불보듯
데스크승인 2015.06.04 | 최종수정 : 2015년 06월 04일 (목) 00:00:01

경기도청이 광교신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효원로 청사 인근의 상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에는 1천900여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광교신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효원로 청사에는 고작 260여명만 남기 때문이다.

3일 만나 본 효원로 청사 인근 상인들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이 있게될 것”이라며 폐업까지

▶5개 기관 이전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대상서 제외 = 경기도가 당초 효원로 청사로 옮기기로 했던 도 산하 공공기관을 축소한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이전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고, 해당 기관의 땅과 건물을 팔아도 광교신청사 건립 비용 재원 마련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경기도시공사의 경우 효원로 청사에 421명이 근무할 공간을 마련하려면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이유로 이전대상에서 제외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옥 가격이 60억~70여억원인데 효원로 청사 리모델링 비용이 더 나오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농림진흥재단(40명), 경기문화재단(73명), 여성능력개발센터(27명), 도재난안전본부(80명)도 같은 이유로 빠졌다.

경기도는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13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이전 의사를 타진했으나 비슷한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광교신청사를 지으려면 2천716억원이 필요한데 5개 기관의 부동산을 모두 매각해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150억~200억원 정도 밖에 안된다”면서 “리모델링 비용이 감안할때 재원조달에 큰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해 이전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효원로 청사 인근 상권 붕괴 불보듯 = 효원로 청사가 공동화될 경우 공무원을 상대로 하는 영업을 하고 있는 주변 상권이 직격탄을 맞게될 가능성이 크다.

현 청사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은 물론이고, 부동산업자들도 효원로 청사의 공동화 현상을 크게 우려했다.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이모(63)씨는 “지난 1월 1억1천만원을 투자했는데 큰일났다”면서 “효원로 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숫자가 줄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씨는 현재 효원로 청사에 근무중인 공무원이 1천900명을 상대로 매월 3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직원수가 262명으로 줄면 산술적으로 월 매출이 420만원 안팎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8년째 버섯 전문 음식점을 하고 있는 이모(76)씨는 효원로 청사가 텅 비게 될 경우 폐업을 하겠다고 했다.

이씨는 “지금도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세금과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낮다”면서 “과천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할 때 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았는데 제2의 과천청사 사태가 우려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부동사업자들은 시세 폭락을 염려했다.

O부동산의 A씨는 “효원로 청사의 근무 인원수가 줄면 지역 건물 값이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며 “광교 주민들처럼 집단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청사활용계획은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라라며 “주민들이 염려하고 있는 공동화를 막기 위해 다각적 측면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진영기자/bothcamp@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