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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 남에게 신장 한쪽 떼어준 '천사 요양보호사'

생면부지 남에게 신장 한쪽 떼어준 '천사 요양보호사'

 

30대 남성, '건강' 선물받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한 40대 여성이 생면부지의 남에게 선뜻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28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경기 안산시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 하이레(49·여)씨는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받았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전혀 모르는 남에게 신장을 기증한 '순수 신장기증인'은 매우 드물다. 장기기증본부를 거친 기증자 중 하씨가 올해 세 번째다.

하씨는 2008년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열린 장기기증 캠페인에 참여했다가, 장기기증에 관한 목사 설교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평소 생명을 살리는 일이 소중하다고 여겼던 그는 같은 해 8월 사후 장기기증 서약자가 됐다. 사후 뿐 아니라 살아있을 때 장기를 기증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8월에는 생존 시 신장기증 서약도 했다.

하씨의 신장은 30대 남성 배모씨에게 돌아갔다. 19세부터 사구체신염을 앓다 신장 기능이 약해져 2009년 투석을 시작한 배씨는 오랜 투병 끝에 일면식도 없는 하씨에게서 '건강'을 선물받았다.

신장 기증을 결심하자 시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모두 응원을 아끼지 않아 더 힘이 났다고 하씨는 밝혔다.

하씨는 "나는 가족 덕분에 좋은 일을 많이 경험할 수 있게 됐지만, 고통을 겪는 가족을 도울 여건이 안 돼 가슴 아파하는 이들도 많다"며 "내 신장 기증이 그런 이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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