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은 21세기 블랙골드로 비유되는 석유를 대체할 블루골드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물시장은 과거 공공재의 성격에서 벗어나서 서비스 개념의 신산업모델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생수(500㎖ 기준) 소비자권장가격이 400~700원이고 수입생수의 경우 1천원 중반대에서 2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처럼 이미 물이 석유의 가격(휘발유 1리터 평균 1촌572원)을 뛰어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물산업은 원수를 취수해 각종 용수를 생산, 공급하는 정수처리산업에서부터 사용된 물을 이송ㆍ처리해 재이용 또는 순환시키는 하ㆍ폐수 처리산업과 해수담수화 등 수자원개발 산업, 배관재, 약품, 계측기기 등의 기자재산업 및 엔지니어링, 연구, 교육, 컨설팅업 등 서비스 산업을 총칭한다.
4일 경기도수자원본부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은 지난 2013년 기준 611조원(5천560억달러) 규모이며 오는 2018년까지 연 4.2%씩 성장해 758조원(6천8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플랜트 산업 특성상 관련 산업에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물산업을 미래 신성장 블루골드(Blue Gold) 산업으로 명명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등 개도국 시장은 연간 10%이상 높은 성장이 예상 된다.
국내 물산업시장의 총 매출액은 28조원 규모로 세계시장에서의 경재력은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산업이 차지하는 수출액 규모는 3조6천억원으로 건설분야가 88.2%를 차지, 건설업에 편중된 해외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2년 기준 취ㆍ정수장 94개소 시설용량 1만510천톤/일, 하수처리장 340개소 시설용량 5천980천톤/일로 전국 최고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대비 28%의 물산업 관련 기업이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으며 국내 물산업 분야 매출액의 33%를 점유하고 있다.
■ 경기도 물산업 육성 지원 전략
세계 각국에서도 물산업의 성장잠재력을 인식해 국가전략 수립 등 정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자국의 물산업 육성보다는 자국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일본도 2009년부터 물산업의 육성과 해외진출을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자국 물산업 보호를 위해 상하수도사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본 참여제한을 두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강점인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한 물산업의 전략적 육성지원을 위해 경기도수자원본부에 지난 2013년 5월 ‘물산업지원팀’을 신설하고 물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처리 신기술 연구(R&D) 및 실증화 지원 사업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지원 사업이 중점 추진됐다.
무엇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원천기술의 확보가 중요하다. 환경부에서는 첨단 여과막, 스마트상수도 등 블루골드 시장을 주도할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하수처리 인프라를 활용 기술개발 사업 대상지의 도내 유치를 추진했다.
그 성과로 용인시 하수처리장에 신기술개발 실증화 시설을 유치해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신기술은 생물막을 이용해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및 총인(T-P) 등 수질오염물질을 99%까지 제거하는 획기적인 공법이다.
시설이 설치된 용인시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하여 효과적으로 수질관리를 할 수 있으며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용인시 하수처리장에서 운영한 실적을 활용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매년 발생하는 팔당상수원의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는 지난해 민간기업과 기술개발협약을 맺고 녹조차단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8월 녹조가 발생한 팔당상수원 취수탑에 시범시설을 설치한 결과 녹조가 60~90% 차단되는 결과를 얻어 기업의 기술개발지원과 팔당호 녹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경기도는 지난 2011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9년간 1조원 규모의 수질개선 사업 ROL(River of Life: 생명의 강)을 진행하는 말레이시아를 도내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도수자원본부는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 도 물산업체의 참여를 지원했다. 특히 도수자원본부는 도내 기업과 말레이시아 정부기관 관계자의 네트워크 형성을 돕고 신뢰성 확보를 지원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 하수처리장 건설 사업에 도내기업 참여가 진행되고 있으며 쿠알라룸푸르시 빗물재이용 사업, 아파트 급수관 개선 사업 등에 도내 기업이 참여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최원재기자
인터뷰 한배수 道수자원본부장
“지원센터 운영·조례 제정… 道 해외시장 개척 물꼬”
“물산업 육성 지원 체계 확립을 통해 경기도가 세계 물시장 개척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배수 경기도수자원본부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현상, 인구 증가 및 산업화 등에 따른 물 문제 해결이 많은 국가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며 “경기도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물산업 육성 지원 정책 추진으로 앞으로 닥칠 물 문제에 대한 해결과 함께 미래시장 개척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본부장은 “경기도는 지난 1월 ‘경기도 물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의 제정으로 물산업 육성을 위한 근거를 만들었다”며 “기존 물산업 육성 지원 종합계획을 수정ㆍ보완하고 ‘경기도 물산업 지원센터’를 지정해 체계적인 육성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 본부장은 “해외시장 진출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물시장 수요가 많고 국내 기업의 진출이 용이한 베트남에서 수출상담회를 오는 11월에 개최하고 지난해 네트워크를 확보한 말레이시아 하수처리국을 방문해 경기도의 수자원관리 정책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해외바이어를 국내 초청해 경기도의 우수 시설 견학과 기업과의 비즈니스미팅 등을 제공하는 등 블루골드 산업인 물시장 개척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