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를 '농부화가'라고 부릅니다" - 개인전을 열고 있는 수원출신 정승국화가
15.04.03 19:25
최종 업데이트 15.04.03 19:25▲ 정승국 전시실에서 만난 농부화가 정승국 작가 | |
ⓒ 하주성 |
"사람들은 나를 농부화가라고 부릅니다. 그 말이 맞는 말이죠. 제가 농사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농사를 지으러 들어갔는데 전기도 물도 없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느낀 좌절감을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수원미술전시관에서 가장 넓은 제1전시실에서는 해외 화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실을 바라보고 우측으로 들어가면 미술협회 사무실에 붙어있는 6평 정도의 공간이 있다. 이곳이 미술전시관 스페이스 룸이다. 그곳에서 만난 정승국(남·56) 작가는 수원토박이이다.
▲ 전시실 스페이스 룸에서 초대개인전을 갖고 있다 | |
ⓒ 하주성 |
"저는 수원에서 태어나 삼일중학교와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 선생님께서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유하시면서 수성고등학교를 가라고 하셨죠. 당시 학교를 가려면 정자동 연초제조창 옆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그 당시는 집도 없고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겨울에 눈보라가 치는 날 그 길을 따라 수업을 받으러 가면 말도 못하게 고통스러웠죠. 그런 고통과 함께 허허벌판인 농토애서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그림으로 풀기 시작했습니다."
부친이 간척사업을 해서 마련한 회성시 서신면 궁평항 인근 사곳리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그림을 그린다는 정승국 작가는 벌써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가 24년이 지났다고 한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그림이 벌써 개인전을 5회나 열었다.
▲ 작품 농부화가 정승국의 작품은 흙이 소재라고 한다 | |
ⓒ 하주성 |
끊임없이 노력하는 농부화가
그동안 그림을 그려오면서 물감을 살 돈이 없어 애를 태우면, 지금은 강원도 진부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박영복 화백이 혼을 냈다고 한다. 그림을 꼭 돈으로 그리려고 하면 못 쓴다고 했다는 것이다. 스승에게 그림 공부를 할 때도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선생님은 제 은인이나 마찬가지죠. 제가 쓸데없는 곳에 물들지 않고 그림만 그릴 수 있도록 저를 잡아 주었으니까요. 심지어 제가 물감을 살 돈이 없어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겠다고 하면, 그림을 돈으로 그리느냐고 혼을 내고는 하셨어요. 우리 곁에 있는 풀이며 흙이 모두 그림의 재료가 된다는 것이죠."
그런 선생님을 모신 덕분에 정승국 작가의 그림은 소재가 흙이라고 한다. 흙을 만지면 손이 따듯해지고, 그래서 자연을 닮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지금까지도 상업적이거나 세속적인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 소품 주제가 '변주곡 생'이라는 정승국 작가의 개인전 | |
ⓒ 하주성 |
마음을 다스리는 그림그리기
정승국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 회원이다. 203년 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6년 2회 개인전(내 마음의 통로), 2007년 3회 개인전(채움과 비움), 2008년 4회 개인전(채움), 2013년 5회 개인전(작은음악회)를 열었으며, 2010년과 2011년에는 초대전을 갖기도 했다. 이번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고 있는 '변주곡 生'도 초대전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제목 그대로 변주곡처럼 생을 풀어 놓은 것입니다. 살아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 낸 것이죠. 그동안 그림을 그려오면서 제 스스로가 많은 변화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과 흙을 작품화 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작품 농사를 지으면서 허전함과 쓸쓸함을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 |
ⓒ 하주성 |
농부화가 정승국 작가. 작은 전시 공간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벽에 걸린 작품 속의 얼굴 형태를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 중 하나는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어차피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농사를 짓듯 그림을 그렸을 정승국 작가의 그림들이 새롭게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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