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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은 어릴 적 고집 셌고 엉덩이 맞을 일도 자초했다"

"미셸은 어릴 적 고집 셌고 엉덩이 맞을 일도 자초했다"

(EPA=연합뉴스)
미셸 오바마의 '두 얼굴' 그린 전기 내달 7일 출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51)의 성장기부터 백악관 내 모습까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 내달 7일(현지시간) 출간될 예정이다.

'미셸 오바마의 삶'(Michelle Obama: A Life)이라는 제목이 붙은 347쪽 분량의 이 전기는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으로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미셸을 전담 취재했던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피터 슬레빈 교수가 썼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의 최고 통치권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인 부인 미셸의 개인사와 영부인으로서의 면모를 조명한다.

슬레빈 교수는 미셸에 대해 "쉽게 특징지을 수 없고, 여론의 반응도 종종 양분된다"면서 "호·불호가 크게 나뉘고, 따뜻하고 현명하다는 평가와 거만하고 속 좁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이 책은 미셸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흑백 분리 정책을 고수하던 시카고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이야기에 비중을 두고 있다.

미셸의 오빠 크레이그 로빈슨은 이 책에서 "미셸은 어릴 적 고집이 셌고 종종 엉덩이 맞을 일을 자초하기도 했으나 좋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저자는 미셸이 초등학교 2학년을 월반하고 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을 전교 2등으로 마칠 만큼 성적이 우수했지만 입이 거칠었다며, 비속어 사용이 문제가 돼 시카고 시가 주관한 여름 캠프에서 '우수 참가자 상'을 받지 못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10대 때는 사람들 앞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곡과 재즈, 팝송 등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야망이 컸다"고 전했다.

이 책에는 미셸이 애초 소아과 의사를 꿈꾸었으나 수학·과학에 자신이 없어 결국 포기하고 법대에 진학한 사실, 시카고 로펌 '시들리 오스틴'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중 여름 인턴으로 들어 온 오바마를 만나고 조언자 역할을 해주다가 사랑에 빠진 이야기도 담겨 있다.

저자는 미셸이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고 남편 내조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 정치인의 아내가 되기를 주저했으나 백악관 입성 후 전통적인 영부인의 역할을 하면서 기존의 통념을 깨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그는 미셸이 백악관 생활 초기부터 생각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었다며 트루퍼 샌더스 전 백악관 비서관의 말을 인용해 "전직 대통령 부인들이 관례적으로 해온 일도 무의미한 하다고 느끼면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전직 대통령 부인들과 달리 팝스타 비욘세 등 연예인과 친분을 자랑하고 TV쇼에 출연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 책에서 "미셸 여사는 비서진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직접 나서서 의견을 전달했다. 미셸 여사가 기분이 안좋으면 웨스트윙(백악관 내 보좌진 사무동) 전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미셸 여사는 제3의 필진이 오바마 가족에 대해 쓴 책들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면서 '절대 읽지 않는다. 내 생각을 나 외에 누가 알까'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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