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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결승] 차범근 아들로 시작해 차두리로 끝난 ‘감동 질주’

[아시안컵 결승] 차범근 아들로 시작해 차두리로 끝난 ‘감동 질주’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1.31 20:30:52 송고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은 물론이고 아시안컵 결승전을 지켜본 모든 이들의 생각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도대체 왜 대한민국의 오른쪽 풀백은 이 경기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만큼 차두리는 감탄이 나올 정도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차두리는 31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연장까지 120분 동안 서른다섯이라는 나이가 믿을 수 없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공공연하게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말했던 차두리이고 따라서 호주와의 결승전은 사실상 마지막 A매치였다. 2001년 태극 마크를 달고 데뷔전을 치른 뒤 14년 동안 이어진 대표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축구대표팀 차두리가 31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 공을 따내고 있다. 2015.1.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차두리는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내 마지막 축구 여행의 끝이 보인다. 얘들아 힘내자!! 마지막 1경기다!! 너무 너무 고맙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화이팅!!!’이라고 썼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무대였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끝까지 차두리는 참 훌륭한 선수로 남았다.

‘차미네이터’라는 수식에 걸맞은 엄청난 힘과 스피드로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유럽 선수들의 신체 조건에 버금가는 호주 선수들이 차두리에게 밀려나가기 일쑤였다. 어깨를 밀어 넣고 내달리던 차두리의 돌파와 동료들을 찾아가던 크로스는 전성기라 칭해도 손색없었다.

왜 힘들지 않았겠는가. 차두리가 진짜 로봇일리는 없는 일이다. 그만큼 이를 악물고 뛰었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강한 사명감이었다. 대표 선수로 태극 마크를 달고 A매치를 뛴다는 것이 어떤 책임감을 동반해야하는 것인지 몸소 후배들에게 보여줬다.

지난해 12월1일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차두리는 최우수 DF상을 수상했다. K리그 복귀 2년만의 쾌거였다. 당시 차두리는 “대한민국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힘든 일”이라면서 “드디어 그 인정을 받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하다”며 가슴 속에서 나오는 벅찬 감정을 전한 바 있다.

대한민국 축구사의 ‘전설’인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배경 때문에 일찌감치 조명을 받았고 덕분에 남들보다 편한 길을 걸었다는 시선이 많았다. 고민도 괴로움도 없는 천진난만한 이미지로 기억되던 시간이 많았다. 그저 씩씩한 로봇이자 해맑은 아들이었다. 하지만, 차두리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었고 누구보다 땀을 흘린 성실한 축구선수였다.

FC서울과 함께 하는 프로 생활은 유지되겠지만 적어도 대표팀 커리어는 끝이 나는 분위기다. 비록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동생들과 함께 했던 차두리의 마지막 여정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축구 팬들에게 넘치는 감동을 안겼다.

축구 커리어의 시작은 분명 차범근의 아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은 당당히 차두리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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