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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의 칸 ===/◇신문.기고.사설.칼럼.방송.

[노민호의 혼자생각] 광복절

[노민호의 혼자생각] 광복절


올해가 광복 70주년입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명칭을 바꾸자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광복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와
재야 학자들은 이런 움직임에 강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일부 통일운동영역에서는 광복절을 '해방절'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과연 '광복절'과 '건국절'과 '해방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리나라 헌법에는 우리의 건국정신이 어떤 것인가를 기본 정신으로 담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3.1운동 이후 한성(서울)과 블라디보스톡(소련), 그리고 상해(중국)에서
각각 임시정부가 설립되었는데 그것이 나중에 상해임시정부로 통일되면서 우리는
비록 국내는 아니지만 정부를 갖게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에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항일운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3.1운동을 우리나라 건국의 기본으로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 어려운 해외의 임시정부가 국내에서 다시금 재건되었다는 뜻으로
'광복'이라고 표현합니다.

 '건국절'이라는 의미는 그 이전의 과거에 대해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무정부 상태의 식민지였다가 새롭게 나라를 세웠다는 뜻이니 일제시대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싸우다 죽은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방절'은 말 그대로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해방절이라고
이름을 바꾸려면 1945년 8월 15일을 그 기념으로 해야 하는데 우리가 기념하는
광복절은 1945년이 아니라 1948년 8월 15일을 말하므로 그 의미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궂이 '해방절'이라는 말을 쓰려면 같은 날 두개의 의미가 같이
있다고 봐야지요. 다만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주권을 가진 정부를 수립한 날을 기념한다면 당연히 1948년 8월 15일을 기념하는게 맞습니다.

중국에서 우리 조선족 자치주가 가장 먼저 생긴 이유를 아십니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의 공산혁명 과정에서 우리나라 항일독립군의 활약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특히 동북항일연군은 일본군에 맞서서 중국군과 조선군대가
공동으로 연합군대를 편성하여 일본과 맞서 싸운 조직을 말합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조선독립군의 그런 활약에 대한 일종의 보상의 의미로 연변의 조선족 자치주를 가장
먼저 인정해 주었고 조선족 학교에서는 한글을 공식적으로 가르치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우리보다 한 해 늦게 건국한 중국도 과거 조선의 독립군들의 활약상을 인정해 주었는데
우리가 그 시대 활약했던 독립군들의 활동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누구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평가가 엇갈리는 이승만 대통령 조차도 50년대 우리나라 연호를
1919년을 기준으로 썼다는 것을 보아도 우리는 '건국'이라는 말보다 '광복'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것이 오늘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