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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호의 혼자생각] 데몰리션맨

[노민호의 혼자생각] 데몰리션맨

실베스타 스텔론은 '람보'로 유명해졌고 최근까지도 그런 종류의 영화를
찍습니다. 맨날 죽이고 부수는 일이 그의 전업같은 역할이죠. 그가 주연했던
영화중에 '데몰리션맨'이 있습니다. 20세기에 사고를 친 형사가 수십년을
잠자는 형벌을 받고 있었는데 미래의 사회에 폭력적인 골칫거리가 생기면서
그 사고뭉치 형사를 다시 깨워 현장에 투입하는 내용입니다. 

실베스타 스텔론이 긴 잠에서 깨어나서 보는 세상은 자신이 살던 세계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욕을 한마디라도 하면 바로 옆에서 범칙금이 나오고 사람들
모두가 욕 한마디 못하는 '착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혹여 이 영화의 스토리가 기억나시나요? 인류가 잘못된 섹스로 인해 큰 재앙을
맞게 되고 그 재앙에서 세상을 구한 어느 박사가 다시는 섹스를 하지 않는 사회를
개발한 것이죠. 지금 기억에 그게 약물로 하는 것이었는지 다른 방식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화장실 뒷처리를 조개처럼 생긴 물건으로 하는 것과 남녀의 섹스도
가상방식을 이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뚱맞게 이 영화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인간의 욕심을 어떻게 제어하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성욕에 관한 것만 다루었지만 실제 인간사회를
황폐화시키는 것은 물욕입니다. 인간의 사유욕에서 빚어지는 사회의 갈등과
분배의 싸움.... 작가 조정래는 '자본주의야 말로 인간의 본능에 가장 충실한
방식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일갈했습니다.
많은 종교가 '버리라'고 가르치고 수많은 현인들도 현재에 만족하고 '나누고
사랑하라'고 말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여전히 끝이 없습니다. 인간이 욕망에만
충실하고 앞만보고 달린다면 우리의 세상은 결코 희망적이지 않을 겁니다.

영화 데몰리션맨처럼 인간의 소유욕도 그렇게 가상으로 채워주고 현실에서는
'사랑하고 나누는 삶'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그냥 아침에 일찍 일어나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