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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통의 '삼성 앓이'

수원 영통의 '삼성 앓이'


지역상가 매출 대부분 의존
사원증 보여주면 VIP 대우
승진축하 현수막 내걸기도
강영훈 kyh@kyeongin.com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제23면 작성 : 2014년 12월 25일 23:11:43 목요일


장기불황 탓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수원 삼성전자 주변 상인들의 '삼성앓이'로 웃지못할 마케팅까지 생겨나고 있다. 수원 영통지역 상가의 경우 매출 대부분을 삼성에 의존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오후 수원시 매탄동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후문 앞의 H커피숍은 'LG직원은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손님 대부분이 삼성직원이다보니 업주가 라이벌 기업을 이용, 나름의 마케팅 작전을 짠 것이다.

삼성전자의 중앙 출입문을 앞에 둔 인근의 매탄4지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S치과는 접수대에 '삼성직원은 사원증을 보여주세요'라고 써뒀다.

사원증을 보여주면 충치 치료 등은 20%, 임플란트 등 고가의 치료는 20만원씩 할인해주고 있다. 이곳 상가번영회는 설날과 추석은 물론 '삼성'의 인사철만 되면 '편안한 귀경길 되십시오' 또는 '삼성 임직원 여러분 승진축하드립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며 애정(?)을 과시하곤 한다.

이처럼 수원 영통구 일대 삼성디지털시티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는 물론 5곳의 계열사 직원 4만3천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고소득자가 많다보니 주변 상인들의 삼성직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희경 매탄4지구 상가번영회장은 "매탄 3~4동, 말통골로 불리는 원천동 일대, 영통 7~8단지 등에는 삼성직원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이 많다"며 "매탄 4지구(350여개 점포)만 해도 매출의 70%이상을 삼성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변 상권에서 삼성직원들을 우대해주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다만 주변 상권에서의 소비활동 여부는 직원들 개인 의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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