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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걸러내는 ‘재활용 정거장’ 마을공동체문화 형성 ‘시동’ -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에코그린

자원 걸러내는 ‘재활용 정거장’ 마을공동체문화 형성 ‘시동’ -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에코그린
박국원 기자  |  pkw09@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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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21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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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기폐기물 처리과정서 얻은
종류별 희귀금속 함유량 등 데이터化

서울시와 ‘도시광산화사업’ 협약
마을별 공용 분리수거 공간 마련·관리
‘재활용 정거장’사업 이웃간 교류의 場
청소행정 비용절감·환경개선 등 효과
정거장 관리자는 고령 취약계층 고용

경제·자원 선순환구조 ‘쓰레기 혁명’
‘한-아태지역 기술교류의 밤’서 호응
향후 광역지자체 대상 사업 확대 계획

남양주시에 위치한 ㈜에코그린은 지난 2005년 자활을 목적으로 설립된 종합재활용 회사다. IMF로 인한 경기 침체로 증가한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자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000년 만들어진 재활용 사업단에서 출발했다. 설립의 목적이 차상위 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에 있었던 에코그린은 지난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마련된 후 공식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 이전의, ‘사회적 기업’ 이전의 ‘사회적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에코그린은 설립 이듬해인 2006년에는 ‘경기도 제1회 광역 자활 공동체’ 인증을 받았으며. 2007년부터 노동부가 시작한 사회적 기업 인증 사업에서 제1차로 인증을 받았다.

▲ 축적된 데이터로 서울시와 도시광산화사업 협약 

에코그린이 타 재활용 회사와 차별화된 점은 전자·전기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자료를 데이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7년 구리시와 협약을 통해 진행한 공동주택 전자폐기물 위탁처리 사업에서 얻은 데이터는 에코그린의 큰 자산이다.

약 7천 세대를 대상을 전자폐기물의 처리를 진행하며 에코그린은 1인당 연평균 폐기물 배출량과 종류별 희귀금속 함유량 등을 차곡차곡 데이터화 했다.

이는 2009년 서울시와 맺은 ‘도시광산화사업 협약’의 기반이 됐다.

도시광산화사업은 자원 고갈 등에 대응하는 사업이다. 도시의 전자·전기 폐기물에 함유된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정제하는 도시광산화 사업은 특히나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주요 희귀금속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상 중요도가 높은 녹색성장 사업이다.



▲ 재활용 정거장

에코그린과 서울시의 도시광산화 사업 협약은 현재 ‘재활용 정거장’사업 단계에 들어서 있다.

재활용 정거장은 단독주택, 공동주택가의 재활용 분리수거체계를 개선하는 사업으로, 에코그린이 제안하고 서울시가 2013년 시행계획을 발표한 ‘Zero waste, Seoul 2030’ 사업의 일환이다.

재활용 정거장 사업의 외형은 간단하다. 단독주택 집 앞에 재활용 폐기물을 내놓던 기존 방식을 아파트의 그것 처럼 공용 분리수거 공간을 마련하고 관리자가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에코그린은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 서울시 2개구의 8개동에서 재활용 정거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 정거장은 150~200세대 당 1개 꼴로 운영되며 정거장의 관리자는 고령의 취약계층이 고용된다. 담당자는 정해진 분리수거일에 현장에 나와 주민들의 분리수거를 돕고 분리과정의 정확성을 높인다. 이는 재활용 과정의 가장 큰 골치거리인 재활용쓰레기와 생활쓰레기와의 혼합 문제를 크게 해소한다.

재활용 정거장에서 분리수거된 폐기물은 각 구별로 마련된 적환장으로 옮겨지고 일정량에 이르면 일괄적으로 판매를 진행한다. 이 판매 수익금은 관리자의 임금과 지역 협의체에 돌아가 경제와 자원의 순환구조를 형성한다.


 

   
 


▲ 재활용 정거장을 통한 ‘쓰레기 혁명’

이형출 ㈜에코그린 대표이사는 재활용 정거장 사업을 ‘쓰레기를 통한 혁명’이라고 표현한다.

이 대표이사가 ‘혁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재활용 정거장의 운영 과정에서 지역민들의 주거인식 변화와 공동체적 가치 회복 현상이 나타나는 데 있다.

지정일에 지정된 장소에서 분리수거가 이뤄지면서 재활용 정거장은 자연스레 이웃간 교류의 장이 된다. 또 주변 환경이 깨끗해지면서 주민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밝아진다. 이러한 결과는 시범사업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조사된 것이다.

한 지역은 재활용 정거장사업을 통해 얻은 적립금으로 단지 내 화단을 조성하고 향후 페인트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 독거노인이 분리수거 일에 오랜 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거장 관리자가 담당 사회복지사에 연락을 취해 위독한 상황이 해결 되는 등 의도 이상의 결과도 얻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 자원 재활용과 청소 행정에 대한 대안 제시

이처럼 축적되고 있는 에코그린의 재활용 정거장 사업의 성과는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태지역 기술교류의 밤 행사 초청으로 이어져 국외에도 긍정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에코그린은 서울시와 얻은 결과물을 향후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이사는 “재활용 정거장이 마을 공동체 문화 형성과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의 경제와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지자체가 청소 행정에 대한 비용 증가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만큼 사업의 성과를 보다 많은 지자체와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국원기자 pkw09@ 

/사진=오승현기자 ohs@




 

   
 


“IMF 이후 자활사업에 관심 공동체적 가치 회복 꿈꾼다”

이 형 출 대표이사

“두레와 계, 품앗이 등 옛 풍습의 핵심은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라는 이형출(44) 대표이사는 “일 하는 사람 모두가 주체가 되고 그 이익은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그린 노동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재활용 정거장 사업을 통해 공동체적 가치의 회복을 꿈꾸고 있는 이형출 대표이사를 만났다. 



-자활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젊은 시절 YMCA에서 빈민구제 관련 활동을 했었다. 이런 이력이 IMF 이후 자활 사업에 관심을 갖게 했고, 에코그린으로 이어진 것 같다.

처음에는 지인 4명이 각자 재활용 분야에서 자활 사업을 했으나 소규모로는 사업의 지속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2005년 함께 법인을 만들었고, 설비를 확충했다.



-재활용 정거장 사업의 효과에 대해 소개한다면. 

수거, 선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의 절감이 가장 직접적인 효과다. 수거할 때의 교통 비용과 노동량이 절감되고, 선별에 소비되는 노동량도 크게 줄어든다.

또 지역의 미관이 개선된다. 재활용품 판매액 일부를 해당 지역 환경 개선에 쓰기도 하는데 마포구에서는 절감된 예산을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로 폐건전지 수거함 등 미관이 좋지 않았던 재활용 수거함을 화단으로 새롭게 꾸며 거리환경을 개선하기도 했다.



-시범사업 기간 중 어려움은 없었나.

정착될 때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된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불편하다, 귀찮다, 멀다, 맨날 할 수 있게 하라는 등 요구도 많다. 하지만 자주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을 주민들과 친해지게 되고, 점차 관계가 형성된다.

관리자와 마을 주민간 친밀도가 올라가면 수거율도 향상되는 등 한결 수월해 진다. 이제 시작점을 넘은 시기인 만큼 지속적으로 재활용 정류장 운영 지역 주민들과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재활용 정거장 사업 이후의 목표가 있다면. 

정거장 관리자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싶다. 이들이 현재는 근로자로서의 법적인 지위가 없기 때문에 계약이나 복리증진 등 불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 협동조합이 조직되면 조합원들은 시·구에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거나 계약도 협동조합으로서 해당 지자체와 직접 체결할 수 있게 된다. 관리자들이 노동한 만큼의 댓가를 얻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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