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호의 혼자생각] 성취
우리 모두는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쫓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조건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성공'이라는 말만큼 황당한게 없습니다.
소위 '스카이대학'만 가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또다시 성공의 조건은 달라집니다.
아마도 판검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해서 높은 연봉을 받으면 '성공'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막상 판검사가 되건 대기업에 취직해서 높은 연봉을
받아도 결코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쫓아가다 죽습니다.
하지만 '성취'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이 한가지 목표를 성취했을때,
그의 태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제 주변에 서른을 갓 넘긴 여성이 있습니다. 3년전 그녀의 모습은
(요즘말로) 통통하고 귀여운 모습이었습니다. 20대 후반이던 그때,
그녀는 소위 '쭉쭉빵빵'하고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왜 시작했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저녁마다 운동을 하면서 외모가 몰라보게 변했습니다.
몸무게가 빠지니 얼굴피부도 뽀얗게 변했고 무엇보다 옷을 입으면
옷태가 났습니다.
외형적으로 보면 그녀는 옷태가 날정도로 날씬하고 예뻐졌지만 실제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삶의 태도였습니다. 그 전까지 일을 하는데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만 보였고 업무를 하면서도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하는 모습이었지만 지금 그녀의 태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일이 생기면 일단 덤비는 진취적인 모습으로 변한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서 매우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성취'란 자신감을 길러줍니다. 그 자신감은 또다시
다른 '성취'의 밑거름이 되지요. 그래서 그 사람은 또다른 '성취'를 일궈냅니다.
그것이 인생의 선순환입니다. 그러나 이런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을 겪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취'를 해본적이 없으니 그 '짜릿함'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에서도 소극적이 되고 소극적이 되니 사회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게 됩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우리 사회는 성(城)안과 성(城)밖의 온도차가 너무 큽니다.
사회디자인연구소의 김대호 소장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 라는 책에서
하나의 성(城)만 얘기했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사회에는 최소 5개의 성이 있습니다.
그것도 각각 존재하는 성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밖으로 점점 커지는 성이 있는 겁니다.
맨 안쪽 성(城)안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삽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걷히는 세금의 절반을
거기서 부담합니다. 많이 버니까 당연하지요. 두번째, 세번째 성도 아주
따뜻한 곳입니다. 네번째 성부터가 약간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다섯번째
성은 잠바 정도를 입지 않으면 추운 곳입니다. 그러니 다섯번째 성안에도
들어가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한겨울 눈보라를 맞으며 살아갑니다.
비록 온도가 약간씩 떨어지더라도 저는 우리사회의 성을 훨씬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성안에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습니다. 한번도 '성취'를 일구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거나 덜 노력한 사람들이
많다는 거지요. 우리사회가 한번 성밖으로 내쳐지면 다시는 그 성에 들어가지
못하는 단절된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그 성안에 들어가지 못한 책임도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성취'도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번 그 맛을 보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습관화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성안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노력이 약간 '자존심'을 굽히는 일이 될 지언정
그래도 나중의 기쁨을 위해 그런 정도야 감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여러가지의 칸 === > ◇신문.기고.사설.칼럼.방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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