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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이재준(前= 부시장, 위원장, 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혁신을 혁신하자 -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

혁신을 혁신하자 -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 

 

 

   
 

혁신은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한다’로 정의된다. 여기서 혁(革)은 가죽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지금까지의 모습을 뒤집어엎는 완벽한 환골탈태를 내포한다. 그러나 환골탈태는 고통스럽고 매우 힘든 일이다. 진정한 혁신은 그만큼 어렵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가 바로 혁신이 아닐까 싶다. 중앙정치는 물론 각종 광고에도 나올 만큼 혁신은 시대적 화두라 할 수 있다. 이는 작금의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도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정치의 무능력과 서민의 희망을 꺼트리는 시장의 냉혹함은 과감한 시대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편, 또 다른 문제가 우리를 힘들게 한다. 혁신이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사후약방문 격인 후속 대책과 일시적 여론에 편승하여 내건 혁신의 기치는, 이제는 예측가능하고 관성적인 구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국가개조와 적폐청산을 외치며 대대적인 개혁을 내세웠던 정부의 의지도 어느새 한풀 꺾인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혁신해야 한다. 혁신은 실천이다. 추상적인 말잔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혁신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선, 정치혁신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당리당략을 둘러싼 이전투구에 몰두하는 고리타분한 모습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혁신은 밑바닥에서 시작될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민생을 반영한 지역당 차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중앙에서의 추진력 또한 필요하다. 조셉 슘페터가 강조했던 ‘창조적 파괴’는 기업가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득권을 철저하게 내려놓고 정당을 기초부터 다시 구성한다는 마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60년 전통의 뿌리만 빼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는 박영선 원내대표의 발언은 여야를 떠나 정치권에 큰 경각심을 주고 있다. 국민의 대표성을 떳떳하게 행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계파정치를 과감히 청산하는 건설적인 파괴가 요구된다. 여당이 야심차게 내건 보수혁신위의 진정성과 야당이 추구하는 새 정치의 초심에 다시 한 번 기대와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두 번째는 행정혁신이다. 행정은 법 아래에서 국가목적 또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국가 작용이다. 사태를 해결하기에 급급한 소극적인 공무집행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한 발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는 정부로 탈바꿈해야 한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한국은 스스로에 대한 혁신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정부가 앞 장 서서 진두지휘하는 지배자적 모습에서 벗어나,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따뜻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변화되길 바란다.

세 번째는 국민혁신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혁신이다. 남 몰래 버려지는 사회적 양심, 익명이라는 면죄부 아래 무책임한 발언으로 점철된 사이버 공간, 목전의 이익에 따라 던져진 아까운 한 표 등 우리 생활 곳곳에 바꿔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무에서 유를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발휘하여, 이제는 유에서 뉴(new)로 발전해 나가는 의식혁신이 필요하다. 국가혁신도 정치혁신도 결국에는 사람이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사람이 미래라고 하지 않나.

일주일 뒤면 개천절이다. 단군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신념 아래 우리나라를 건국하였다. 이제 우리가 실천으로 완성하는 진정한 혁신을 통해 제2의 건국을 이뤄낼 때이다.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