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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 수원 위안부 소녀상 머리카락이 뜯겨진 이유

'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 수원 위안부 소녀상 머리카락이 뜯겨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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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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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

수원올림픽공원에 수원평화비 건립, 고은시인 추모시 헌납

등록일 : 2014-05-04 06:30:39 |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꽃봉오리채 꽃봉오리채 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
고은 시인이 수원평화비 헌시를 낭독할 때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짓밟힌 소녀들의 고통을 생각한 참석자들은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3일 수원시 권선구의 올림픽공원에서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제막식에는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회원들과 수원시장, 수원시의의회 의장, 고은 시인,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의 산 증인인 김복동 ․ 길원옥 할머니, 수원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등, 수원과 오산시의 국회의원, 도.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제막식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진혼굿, 수원평화비 제막, 타임캡슐 봉안, 헌시 낭독, 수원청소년 평화나비 발대식 등으로 진행됐다.

건립추진위원회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가기를 염원하는 노랑나비 모양의 브로치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리본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고 올림픽공원 가로수길을 노란리본으로 물들게 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는 수원지역의 종교계와 여성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시민 성금과 각 계의 성금으로 세워졌다.
건립추진위원회는 수원평화비 성금모금을 위해 1억인 서명운동과 평화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1만 2천300여 명이 시민들이 건립서명에 동참했고 목표액인 7천만원이 넘는 성금이 걷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결성된 서포터즈‘평화나비’ 학생들이 선언문을 수원시장에게 전달했다.


또 율천고, 광교고, 화홍고, 화홍중 등 각 학교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서포터즈‘평화나비’를 결성해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위안부 문제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건립추진위원회는 오는 6월 평가회를 열고 향후 기념사업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할 예정이며, 평화 염원과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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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평화비 수원시청 맞은 편 올림픽 공원에 조성한 종군위안부를 상징한 수원평화비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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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우리는 숨도 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자그마치 그 기간이 46년이란 세월입니다. 그런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과 협상을 하면서 우리를 또 한 번 죽였습니다. 이제 그 딸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여자니까 우리의 아픔을 잘 알 것입니다. 이제는 그 딸이 우리 종군위안부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결을 해주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우리의 명예를 찾아주어야 합니다."

3일 오후 3시 수원시청 맞은편 올림픽공원 한편에 작은 소녀상이 하나 조성됐다. 그 앞에서 김복동(89, 여) 할머니의 함성없는 절규이다. 그 뒤편에 의자에 앉은 소녀상은 바로 수원 평화비인 '평화의 소녀상'이다. 이 소녀상은 종군위안부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한복을 입은 이 소녀상은 13~15세의 어린나이로 일본군에 끌려갔을 당시의 종군위안부를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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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종군위안부 할머니들과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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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캡슐 염태영 수원시장이 평화비 건립기금을 낸 7000명의 명단이 적힌 타임캡슐을 시민대표, 평화나비 대표와 함께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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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아픔 달래줄 수원평화비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2014년 3월 4일 단체설립을 했다. 수원에는 위안부 할머니 4명이 있었다. 평생을 위안부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고 숨죽여 살아오던 이분들 중에서 이미 3명은 고인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안점순 할머니 한 분만이 이날 행사에 참석을 하셨다. 그 외에 김복동, 길원옥 두 분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제막식에 모인 200여 명의 건립추진위원 및 성금기탁자, 그리고 수원시민이 함께 참여를 했다.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시작해 수원평화비 제막식, 7000명의 성금을 낸 시민들의 명단을 적은 타임캡슐 봉안, 경과보고, 기념사, 작품설명 및 헌시낭독, 수원청소년 평화나비 발대식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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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이 동참했다.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하는 김복동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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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시 제막식에 참석을 한 고은시인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그린 시로 헌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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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빛을 본 평화의 소녀상

수원평화비인 평화의 소녀상 제작은 지난 2월 19일 건립추진위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3월 1일 시민결의대회와 창립총회, 3월 4일 단체등록, 3월 12일 행궁광장 등 모금함 설치, 3월 25일 수원평화비 건립 장소 선정, 3월 30일 광주 나눔의 집 방문, 4월 5일 평화콘서트 기금전달식 개최, 4월 17일 수원평화비 건립기념 자선바자회(갤러리아 백화점), 4월 30일 수원평화비 설치공사를 거쳐 3일에 제막식을 갖게 되었다.

수원평화비인 평화의 소녀상은 김운성과 김서경 부부의 직품이다. 부부는 중앙대 예술대학 조소과를 같은 해에 졸업한 작가들로, 이번 평화의 소녀상 조성을 하면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소녀상은 머리카락이 단발이 아니라 뜯겨진 머리카락입니다.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어린 소녀들은 모두 댕기머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조각상을 살펴보면 머리카락이 거칠게 뜯겨진 듯 잘려진 모습입니다. 아픔을 상징하는 것이죠. 두 손은 꼭 쥐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는 사과는커녕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였고, 오히려 한국정부를 압박하여 방해를 지속적으로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항변이자 남은 우리들의 다짐이자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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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나비 수원 청소년 평화나비 단원들이 세월호 사망자 분향소를 단체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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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비 제막식에 참석한 시민 한 사람은 "이렇게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해 그 제막식을 갖게 된 것은 이제부터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동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오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 정부가 이분들을 위해 제대로 할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자 항변이다. 수원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어 우리 역사의 아픈 부분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몇 분 남지 않은 저 분들이 살아생전에 꼭 명예를 되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수원청소년 평화나비 발대식도 함께했다. 수원 율천고. 권선고, 화홍고, 수원공고, 흥덕고 등의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들의 모임인 평화나비 대원들은 제막식이 끝난 후 단체로 수원시청 앞뜰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머리를 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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