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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원 30년, 강장봉 시의원의 은퇴 -공천 폐지 뒤의 현장 모습-

 

[사설] 민주당원 30년, 강장봉 시의원의 은퇴 -공천 폐지 뒤의 현장 모습-
경기일보  |  kimjg@ekgib.com

강장봉 의원은 두 번 인구에 회자됐다. 한 번은 수원시 의장직을 내놓던 2012년이다. 당시는 경기도의회를 비롯해 곳곳에서 ‘용퇴’와 ‘미련’이 충돌하던 시기였다. ‘그만 하라’는 조직의 용퇴 요구와 ‘더 하겠다’는 개인의 미련이었다. 이때 그는 용퇴를 택했다. “(의장직)자리에 집착하는 모습보다 34명 의원 모두 웃을 수 있는 명예로운 결과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의장직을 사퇴했다. 전반기 의장이 하반기에 자진 용퇴한 수원시의회의 첫 사례였다.
또 한 번의 기억은 암(癌) 투병이다. 2012년 가을 그에게 닥친 날벼락이다. 친한 몇 사람에게 문자를 남겼다. ‘저는 이제 암 투병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를 아끼는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1년여쯤 뒤 기적적인 일이 생겼다. 완쾌 판정을 받고 그가 다시 의정 활동에 복귀했다. 온몸에 만신창이로 남은 수술 자국을 보지 않으면 언제 환자였나 싶을 정도였다. 옛날처럼 행사장을 찾는 그를 보며 많은 이들이 행복해했다.
그러던 그가 3월 26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오늘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이 뜻을 전하러 당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주위 사람에게 뜻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를 묻는 말에 “그냥 그만 하겠다. 모두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 냈다”고만 답했다. 다음날 지방 언론에 일제히 ‘강장봉 의원, 지방 선거 불출마 선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그는 어떤 정치적 행위도 하지 않고 있다. 행사장에서도 모습이 사라졌다. 
결국, 기초 공천 폐지다. 이미 보름여 전부터 그는 고민을 시작했다고 알려진다. 30년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었다. 특히 공천이 가능한 도의원 선거로 갈아타는 문제를 두고 심각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 정치적 동료였던 현 도의원과의 관계도 급격히 악화됐다. ‘배신’ ‘뒤통수’ 등의 입에 담기 힘든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가 밝히지 않은 정계은퇴는 결국 이런 마찰과 고민에서 비롯됐다. 
강장봉 의원의 얘기는 지금 지역 야권에서 숱하게 벌어지고 있는 얘기 중 하나다. 공천 폐지에 따른 출마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광역 의회에서의 충돌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제까지 동료였던 당원들 사이에 모함과 투서도 숱하다. 한 마디로 야권의 기초 정치가 급격히 붕괴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불출마 의견서를 접수하던 강 의원이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공천제 폐지 운동에 앞장섰었는데 그것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니 참 그렇네요.”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와 김한길 대표가 소중히 들어야 할 현장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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